한나라당 국회 복귀하라/서동철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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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02-27 00:00
입력 1998-02-27 00:00
한나라당이 김종필 국무총리내정자의 국회인준을 거부하면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그리 생소한 것은 아니다.지난 수십년 동안의 여야관계에서 우리는 비슷한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보아오곤 했다.김대중 대통령이 야당을 이끌던 시절도 물론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 만큼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에 불참하며 인준을 거부하는데 대한 여권의 비난에 “당신들이 과거 야당시절에 썼던 똑 같은 방법일 뿐”이라고 응수하고 있는 것도 이유는 된다.여권의 ‘총리서리 합헌설’보다는 야당의 위헌론이 더 무게가 느껴지는 것도 여당도 과거 한나라당과 같은 주장을 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 의원들,특히 그동안 줄곧 여권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요즘 과거에는 ‘지옥’과 동의어였을지도 모를 야당의 힘을 새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여권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아래서는 어느 정도 야당의 ‘일탈’을 이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느냐고 항변한다.그럼에도 그같은 과거가 한나라당과의 협상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는원죄로 남아 주눅들게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정치권의 과거 행태에 비추어보면 한나라당의 현재 모습은 지나친 것은 아닌 셈이다.그런데 왜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개헌만 빼놓고는 국회안에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당연히 김총리내정자의 총리인준도 남의 도움을 빌지 않고 거부할 수 있다.그 다음는 인준거부를 주도하는 그룹이 누구보다도 민주주의 원칙에 투철하다고 우리에게 인상지워진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정도를 가면서도 목적을 이룰 충분한 힘을 갖고 있으면서 편법을 택할 필요가 있을까.또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전체 구성원에 똑같은 굴레를 씌우는 것을 두고 ‘민주적’이라고 보아야할까.

국정을 마비시킨다는 여론의 비난은 여권의 협상전략에 의해 증폭된 것으로 한나라당에서는 받아들일 수도 있다.그러나 스스로를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불합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본회의장에 나와야 할 것이다.김총리내정자를 인준할지 안 할지는 표결로써 결정하면되는 것이 아닌가.
1998-02-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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