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카네기센터 선임연구원 러지 기고 요지(해외논단)
수정 1997-07-31 00:00
입력 1997-07-31 00:00
드미트리 트레닌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선임연구원은 최근 모스크바 타임스에 “발틱을 유럽연합으로모두가 승자되는 길”이라는 기고를 통해 독특한 주장을 폈다.이를 요약한다.
체코와 폴란드,헝가리를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담은 확실히 20세기 유럽사의 큰 획을 그은 역사적인 사건이었다.이후 미국은 발걸음을 재촉해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에스토니아등 발틱국가들을 나토회원국 자격이 있는 국가로 못박았다.발틱국가들은 러시아와 폴란드사이에 위치해 있어 새로운 정치,군사관계가 강화되면 적지않은 의미가 있는 곳이다.
러시아와 나토사이의 최근 협정이 비판을 받는 것은 러시아의 안보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옛 소비에트국가들이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에 불이익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나토의 팽창을 한사코 반대하는 세력들은 나토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나토의 팽창으로 러시아가 서방에 대해 적개심을 갖게 되는 ‘스키타이언’들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하는 것이다.새 ‘스키타이언’들의 우려는 상상할만한 것이다.최근의 나토러시아협정에는 나토가 계속 동진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은 것이다.물론 나토가 러시아를 침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나토가 식솔이 많아 더이상의 팽창은 그만큼 비용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또 미국 상원이 새 회원국의 안보를 미국안보의 연장선상으로 보길 원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와있다.
그러나 나토확대에 대한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오히려 러시아나토협정은 러시아에게 나토동맹국가와 가까와질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나토의 공적인 메카니즘,비공식적인 창구를 이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유럽에 대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다.단 러시아가 미국과 힘있는 일부 유럽국가만을 상대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러시아는 라트비아등 발틱국가,우크라이나등과 더 많은 대화를 가져야만 한다.
○러 안보우려는 불필요
만일 러시아가 나토팽창이 어쩔수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해 버린다면 유럽의 새 이웃들과의 문제가 심각해진다.러시아는 이들국가와 사이가 좋게 지내야만 한다.이는 바로 모두가 승자가 됨을 뜻한다.올해 3월 헬싱키에서 옐친 대통령은 예고없이 발틱국가에 대한 확실한 안보를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이는 진솔한 것이었고 옐친의 외교이니셔티브였다.미국과 러시아가 함께 이 지역안보를 보장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그룹들도 있다.그렇게 하면 발틱국가가 미국과 러시아의 콘도미니엄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이러한 문제들은 다른 식으로 풀어 나갈수 있다고 본다.발틱국가를 나토에 포함시킨다면 동시에 유럽연합에도 그들을 가입시키자는 것이다.클린턴 미대통령도 원칙적으로 발틱국가를 유럽연합에 넣자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하지만 유럽연합측은 확대에 따른 비용부담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러시아쪽에서는 발틱국가의 유럽연합 가입이(나토가입과는 달리)유럽연합에 그다지 재정적인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정당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따라서 러시아 대통령은 발틱국가를 유럽연합에 가입시키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본다.만일 발틱국가 가운데 경제발전속도가 가장 좋은 에스토니아 한 국가라도 유럽연합에 가입시킨다면 그 효과는 클 것이다.바로 이럴 경우 모두 승자가 되는 것이다.
○EU에 재정부담 없어
발트국가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더 큰 것을 얻을 것이다.그럴 경우 러시아는 벌써 유럽연합에 한 걸음 내딛는 것이 될 것이다.러시아는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등과 경제적 기반을 공고히 다져왔다.러시아은행과 기업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새로운 초국가조직에 매우 빠른 속도로 통합될 발틱의 수백만명의 러시아 인종들은 스칸디나비아의 한 외교관이 표현했듯이 최초의 ‘유러러시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옐친 대통령이 발트국가를 대신해 이들의 유럽연합 가입을 재촉한다면 그는 사실상 러시아의 국익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다.체홉의 ‘세자매’가 몹시 모스크바로 오고 싶어했었다.세 발틱국가들이 마찬가지로 브뤼셀로 가고 싶어 한다.그러나 브뤼셀의 어디로 향할 것인가.우리는 일을 그르치게 해서는 안된다.〈정리=류민 모스크바 특파원〉
1997-07-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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