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2기 아시아 외교정책 제안/윌 마셜(해외논단)
수정 1997-01-29 00:00
입력 1997-01-29 00:00
역사나 지리적으로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 양쪽 모두에 관계하는 세력이다.더구나 미국의 전략에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끈이 있다.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주둔하는 10만명의 미군과 제7함대로서 최근 세계 경제발전소로 발돋움하고 있는 이 지역의 안정을 도모한다.유럽에서는 나토를 통해,아시아에서는 일본,한국,호주 등과의 양자 동맹관계를 통해 미국은 이 지역들에서 힘의 균형이 문제될 때 최후로 기댈수 있는 「없어서는 안될 나라」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유럽과 달리 아시아·태평양지역에는 다자간 동맹체제가 아직 없기 때문에 미국의 양자 동맹관계망이 사실상의 지역 안보체계 역할을 하고 있다.더 거슬러 갈 것 없이 지난 93∼94년의 북한 핵위기와 96년의 대만해협 대치를 되돌아보면 여전한 미국의 중심적 위치가 쉽게 파악된다.
이 지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핵심 역할을 고려할 때 클린턴 행정부는 다음 세가지 도전에 보다 많은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및 우방등은 스스로의 안보문제와 관련해 보다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미·일 동맹체제는 이 지역에 전진배치된 미 군사력의 초석 역할을 계속할 것이다.클린턴 행정부는 그동안 이 면에서 일본을 보다 동등하고 서로 주고받는 관계로 이끌어 왔는데 이같은 정책은 한층 가속화해야 한다.
미국은 한반도나 대만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일본의 지원을 믿어도 된다는 일본정부의 확고한 약속을 고위층 회담을 통해 받아내야 할 것이다.또 보다 시급하게 시장을 개방할 것이며 세계 제2의 경제대국에 걸맞는 세계 역할을 떠맡겠다는 약속도 필요하다.
미국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북한을 설득한 셈이지만 미국 정부는 한반도에 일관되며 보다 고위 레벨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한·미동맹관계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한국의 통일이 막판 고비로 치달을 것이 예상되는 이때 미정부는 폭발할 잠재성이 높은 장래의 전환기에 대비해 중동지역처럼 이 지역에 고위 특사를 임명해야 한다.
뭐니뭐니해도 이 지역 최대강국으로 올라서고자 하는 중국의 문제가 아시아에서 미국이 받을 가장 큰 도전이다.중국이 현재의 권위주의 체제에 있는 한 중·미 관계는 크든작든 긴장이 필연적이다.그러나 정치적 색채가 어떻든 간에 중국은 앞으로 수십년 기간에 공세적인 민족주의를 노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린턴 행정부는 중국이 국제규범을 얼마나 기꺼이 준수하고 규범 형성에 얼마나 자발적인가,미국의 핵심 국익을 존중하며 대만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다더 허용하느냐 여부를 바탕으로 해서 중국과 새 관계를 협상해야 한다.무역과 전략적 사안이 새 협상의 핵이 될 것이다.전략적 측면에서 미국이 또다른 전쟁없이 한국의 통일을 이루고자 할 때 중국의 협력은 결정적이다.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은 미국의 군사력과 동맹체제에 좌우될 것이다.그렇지만 미국은 이곳에 상호협조적인 지역기구를 구축하려는 현재의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동남아국가연합의 평화유지력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의 주요산업 자유화 추진력에 힘을 실어줘야 하며 일본과 팀을 이뤄 유럽 원자력공동체와 유사한 동북아 핵협력체가 생겨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미 진보정책연 소장/정리=김재영 워싱턴특파원〉
1997-01-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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