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스트레스설의 허구성/김기수 가 메모리얼대 교수(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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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11-28 00:00
입력 1996-11-28 00:00
수능시즌이 되니 사람들이 새삼스레 들고 나오는 이 설의 골자는 간단하다.입시경쟁이 심하니까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거기에 견디지 못해 탈선도 하고 난폭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입시에서 「이지메」의 원인을 구하는 것이나 비슷한 상식론이다.상식론이라 함은 그런 말은 아무나 할수 있기 때문이다.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긴장한다.그러면 초조해지고 행동이 난폭해질 수 있다.자살이나 폭행도 할 수 있다.그런 지당한 말을 누가 못하랴.
그러나 무엇을 「할 수 있다」해서 반드시 「하게 되는」것은 아니다.가령 입시스트레스 탓으로 일본 아이들이 자살을 많이 한다는 것은 상식처럼 돼 있었다.그런데 실제로조사해 보니 일본 아이의 자살률은 입시경쟁을 모르는 미국 아이의 그것보다 높지 않았다.학교폭력도 마찬가지다.스트레스를 받고도 온건한 행동을 유지하는 아이들은 많다.
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꼭 해롭달 것도 없다.큰일에는 스트레스가 따르게 마련인데 어찌 스트레스의 폐단을 구실로 큰 일을 지탄하겠는가.더군다나 교육에서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소화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터다.
문제는 입시스트레스설이 학교폭력 문제의 중요한 면 하나를 덮어둔다는데 있다.그 핵심이라는 것은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이 거듭되는 시험과 평가를 통해 일찍부터 「대학 못갈 아이」를 「갈 수 있는 아이」의 조직적으로 구별하고 학교생활의 주변부로 밀어낸다는 점이다.이런 불행한 처지를 면하는 아이는 셋중 하나에 불과하다.다수학생이 학교생활에서 소외될 때 그 일부가 자포자기하고 난폭해질 것은 뻔하다.어찌 입시경쟁의 스트레스만 보랴.
1996-11-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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