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무역수지균형 과대평가 말라(해외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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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7-25 00:00
입력 1996-07-25 00:00
◎랜드연 등 공동작성 「미국의 국익」 보고서

미국이 어느때보다 무역수지 균형및 통상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권위 있는 연구소들이 공동으로 작성,발표한 「미국의 국익」이란 보고서는 이와 반대로 미국은 무역수지 균형문제를 지금처럼 과대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색다른 주장을 내놓았다.하버드대 과학국제관계 연구소·닉슨 평화자유센터·랜드연구소가 공동작성한 보고서의 해당부문을 소개한다.

1인당 국민소득과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해마다 꾸준히,또 가능한한 최대로 향상하는 것이 미국의 「핵심적인」 국익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대다수 일반인이 알고 있는 잘못된 「상식」중의 하나가 세계경제 전선에서 미국이 일본을 위시한 주요 경쟁국들에게 어떤 전적을 올리고 있는가에 따라 미국경제 전체가 좌우되고 있다는 생각이다.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대일 무역 불균형 등 미국의 무역적자는 수십년간 미국의 군사지원 덕을 본 나라들에 의해 미국이 경제적으로 「덜미 잡히고」 있다는 지울 수 없는 증거로 거론되곤 한다.이런 주장은 일반 미국인들의 외국인 혐오감정을 건드리면서 미 국내정치를 쓸데없이 흥분시키고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의 경제력과 생활수준은 일차적으로 미국인들이 국내에서 얼마나 생산적이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결코 다른 나라들의 무역이나 투자정책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미국은 단지 국내총생산의 12%를 수출하고 있어 특정국이나 다수 외국들이 미국상품을 상당량 더 사간다고 해도 미국 경제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크지 않다.

경제에서 경쟁은 국내 기업끼리든 해외기업과의 싸움이든간에 시장원칙을 강화하기 때문에 결국은 미국 기업의 생산성과 임금의 실질적 증가를 북돋워주는 것이다.그러므로 미국 정부가 위압적인 대외경제 정책을 쓰면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여 수지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은 핵심적이지도,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국익을 추구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대외경제 정책에서 미국은 단 하나의 진정한 핵심적 국익을 가지고 있는데,그것은 다름아닌 국제무역및 금융체제의 붕괴 저지다.거대은행 국제네트워크 연결의 상호의존성과 결제의무액의 급증 때문에 어디서든 큰 은행이 하나 잘못되면 세계의 금융시스템이 흔들려 많은 은행과 다기능 금융시장의 붕괴를 동시에 불러올 수 있다.마찬가지로 과거 대공황때와 같은 세계무역 체제의 붕괴는 미국의 핵심적 국익을 위협할 것이다.따라서 미국은 통화정책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신중한 국제금융 규율이 자리잡히도록 힘써야 한다.

국제 무역및 투자와 관련해 핵심적이진 않지만 「아주 중요한」 미국 국익 사항으로 국민총생산의 성장을 극대화하는 것을 들 수 있다.여기에서 몇몇 중대한 미국의 대외경제정책 방향이 제시된다.

첫째,미국은 주요 무역파트너와 통상전쟁을 피해야 한다.통상전은 미국을 불황은 아니더라도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

둘째,무역을 통한 국민총생산 성장을 높이는 방안으로서 미국의 역사적 정책인 무역·투자에 관한 세계의 공식적·비공식적 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여기에는 북미자유무역지대나 범대서양자유무역지역 같은 자유무역지대의 확장이 포함된다.무역장벽을 낮추는 일은 미국 무역의 여러 조건들을 크게 개선한다.

전도유망한 정보산업같은 특정전략 부문외에 특정산업의 생산고 증대를 적극 추진하는 것은 미 국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이같은 시장개입은 대부분 실제론 보호주의적 발상의 산물이든가 아니면 정치가들의 지역구 챙기기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외국정부가 발주하는 수십억달러짜리 초대형 수출계약을 수주하는 것은 미국의 「중요한」 국익이라 할 수 있다.이같은 발주는 대체로 서로 주고받는 국제경제의 일반적 양상과는 달리 진짜 누군가의 이익이 다른 사람의 손해가 되는 제로섬이기 때문이다.

앞에 언급한 것처럼 일본·중국 등 특정국과의 쌍방 무역적자의 수지균형은 핵심적이지도,아주 중요하지도,중요하지도 않는,「덜 중요한」 2차적 국익일 뿐이다.〈정리=김재영 워싱턴 특파원〉
1996-07-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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