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장이 최대통령 조사 지시”/검찰,「12·12」당시 전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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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6-06-16 00:00
입력 1996-06-16 00:00
지난 79년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의 내란방조 의혹에 따라 착수된 최규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조사와 관련,15일 검찰이 당시 조사를 지시한 주체와 조사 착수경위 등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전두환 당시 합수본부장 등 신군부측이 12·12 「거사」에 앞서 최전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조사를 감행했다는 설이 지배적이었다.
최 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김재규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김재규에게 『10월27일 새벽 4시에 비상계엄이 선포된다』는 사실을 직접 알려주는 등 최고 통수권자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점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최전대통령은 그러나 사건발생 17년여가 지나도록 이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사는 79년 12월3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2시간여동안 이뤄졌다.당시 수사기록에는 조사날짜가 12월1일로 돼 있으나 이는 날짜가 소급돼서 기재된것이다.실제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내란사건에 대한 첫 공판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정승화 당시 육군참모총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정총장은 12월3일 하오 7시쯤 김재규의 공소장을 검토한 뒤 군검찰에 『최대통령이 시해사건에 대해 김계원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으로 공소장에 기록돼 있다』며 『국민들이 오해를 하지 않도록 최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하고 진술서를 받아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당시 전창렬 육본 검찰부장(중령)은 합수부에 수사협조를 요청,전합수본부장과 함께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을 방문해 2시간여동안 최대통령을 조사했다.이 진술서는 앞뒤쪽의 표지를 빼면 3쪽의 간략한 분량이다.
『각하께서 위독하십니다.거지철과 김재규가 언쟁끝에 총격전을 하다가 그만…』,『방안을 보니 거지철이 쓰러져 있었고 그 위에 각하가 쓰러져 계셨습니다』는 내용을 김계원으로부터 보고받았다는 진술이었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최근 공판에서 『정총장이 나를 직접 불러 「최대통령을 둘러싼 소문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진술,조사착수 경위에 대해서는 엇갈린 주장을 폈다.〈박은호 기자〉
1996-06-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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