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한민족 통일 문제 토론회/지상중계 토론회
수정 1995-08-17 00:00
입력 1995-08-17 00:00
◎남북관계의 현황과 과제/대북 경협 과감히 … 군비는 과학화/통일구도와 대결구도 분리 대처/신창민 중앙대교수
북한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완전한 정보차단으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북한주민들이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을 단지 자신들의 과거에만 국한되도록 하고 있다.일제치하에서는 하루 한끼를 먹었는데 이제는 두 끼를 먹으니 행복하게 되었지 않느냐 하는 식이다.그리고 「남조선 역도」들이 「미제국주의자」들의 앞잡이가되어 통일이 이룩되지 않고 있어 과도한 군비지출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이로 인해 경제상황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따라서 북한주민들은 생활이 어려워지면 질수록 북한지도층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남측과 「한판 붙어보자」는 생각이 자연스레 나오게 되어 있다.
북측의 경제는 극도로 피폐해진 상황으로 그 탈출구를 찾기란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결국 통일을 감당할 경제력은 그 초기에는 남쪽으로 부터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이같은 상황을 감안한다면 통일을 이룩하는데 있어 우리측 내부의 급선무는 그 접근방법에 있어서 확실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점차 설득력을 더해가는 「햇볕론」은 북한이 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태로 가고는 있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무너질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보는데서 출발한다.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런 시각을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여기면서 북측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장미빛 자기환상에 젖어 큰일낼 소리를 하고 있다고 보고있다.「햇볕론」은 결과적으로 북측체제를 연명시켜 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러한 두 상반된 시각에는 각기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다만 우려하는 점과 추진방법이 다를 뿐이다.이런 두가지 시각을 종합해 우리에게 바람직한 통일접근 방안을 설정해주는 것이 지금부터 설명할 「R이론」(Reunification)이다.통일후 체제는 자유민주와 시장경제체제를 양대지주로 한다는 전제 아래 대북정책은 북측 권력핵심과 주변세력,일반주민으로 양분해 차별화함으로써 한편으론 제약없는 과감한 남북경협을 추진하고 다른 한편으론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감을 유발시키지 않는 한도내에서 과학화의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군비확충을 통해 북측과 경쟁을 벌이는 방안이다.이 방안은 대결구조와 통일구도를 분리 대처하는 전략이다.
과감한 경협은 분명 북한의 소득수준을 높여 주게 될 것이다.그러나 이 경우 북측의 생산능력 증대와 소득향상이 이뤄지는 속도보다 주민들의 욕구증가(민간소비지출 수요)는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다른 한편으로 남측에서 북측의 핵 무기불투명성 문제를 이유로 군비를 계속 증강시켜 나간다면 북측 당국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군비지출이 불가피하게 되어 국고가 바닥난 상태(정부지출수요 측면)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렇게 되면 북한은 남북경협에 따른 완만한 생산력 증가가 있다 하더라도 위의 두가지 수요증가의 합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이에따라 북한체제는 내부적으로 더이상 지탱할 힘을 잃게 되어 통일의 길은 활짝 열리게 될것이다.
◎통일환경의 변화와 대책/정치협상 어려워 교류 우선돼야/북 지도자 안정시켜 변화유도를/서병문 베를린자유대 동북아정치연 수석연구원
적어도 지난 8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의 지도층은 한국과의 정치·경제·군사경쟁에서 실패했고,이로인해 한반도의 적화통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했다.김일성 사후 북한은 김정일을 중심으로 한 공동지도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서서히 추진중에 있다.이와함께 제한된 경제개방을 시도하고 있다.김정일의 공식 권력승계는 계속 지연될 가능성도 있으나 그를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들은경제개혁을 시도할 것으로 생각된다.북한지도자들은 경제발전을 위해선 한국과의 협력이 필연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나 이것이 그들의 정치생명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한국과의 접촉을 계속 피하고 있다.
북한은 근래에 들어 현재의 휴전협정을 미북간의 평화협정체제로 변화시키려고 하고 있으나 이는 한국과의 접촉을 피하고 자신들의 존재를 합법화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평화조약은 반대하더라도 새로운 동북아시아 안보체제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자간 대화에 참여시킬 것으로 예상된다.이로 인한 남북간 경쟁이 예견되는 것이다.때문에 현재로선 북한과의 협상을 통한 접근은 어렵다고 본다.따라서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전환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우선 시급하고 이를 위해선 다양한 접촉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요컨대 한반도 통일은 우선 한민족의 화해와 단합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인정,정치적 통합보다 다양한 접촉과 교류를 증가시키고 북한 지도자들을 안정시켜 북한내 변화를 가능케 하는 것이중요하다고 본다.결국 한반도에 전쟁위험이 사라지고 남북한간에 경제교류가 활성화되면 통일은 시간문제라고 본다.그러나 북한이 계속 고립된 상태에서는 통일이 이룩될 수 없고,흡수통일은 위험할 뿐아니라 감당할 수도 없다.때문에 우리는 4강국의 정책을 이해하고 주변국으로 인해 한반도 긴장이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현재 북한과 협상을 통한 접근은 어렵다고 본다.때문에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환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서 다양한 접촉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상회담은 긴장완화 조성과 화해에 걸정적 계기가 될 수 있는 역사적 기회가 될 것이다.미북간의 관계개선이나 북한의 전면 개방은 조속한 시일내에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제3국 또는 유엔을 통한 비정치적인 접촉을 장려하는 것도 우선 중요한 통일준비라고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민주화·복지화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북한을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게 유도하고 점진적인 민주화와 개방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남북한은 더이상 서로를 불신하고 상대방을 계속 없애야할 적으로 보지 않는,같은 배를 탄 공동체로 인식해야 하며 국제무대에서 상호간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로 만들어나가야 한다.한반도의 통일은 주변 4강국의 협력없이는 성취하기 어렵다.따라서 약소국인 한국은 지금까지의 한미안보협력체제를 유지하면서 이를 보충 또는 지지하는 다국 협력체제를 조성하고 적극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1995-08-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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