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4당체제/다음달엔 윤곽잡힐듯/6월 지방선거 앞선 신당·분당구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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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1-17 00:00
입력 1995-01-17 00:00
정국의 흐름이 정계개편쪽으로 치닫고 있다.당위성의 차원을 떠나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개편의 초점은 민자당의 김종필대표와 민주당의 이기택대표에게 맞춰진다.대표직 사퇴를 통보받은 김대표는 며칠전부터 탈당에 이은 신당창당 의사를 밝혔다.이대표도 17일 민주당을 탈당할 의사를 내비쳤다.두사람은 이미 결심을 굳혔고 이제 시기선택의 문제만 남았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이렇게 되면 정국의 구도는 「신4당체제」로 나갈 수 밖에 없다.
개편의 계기는 민자·민주당 할 것 없이 「세대교체론」이다.여권 핵심부가 김대표를 퇴진시키려는 명분은 「세계화」였다.세계화,즉 차세대를 위한 정치를 위해서는 김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논리였다.
김대표의 처지와는 반대로 민주당의 이대표도 「세대교체」를 주장했다.김대중아시아·태평양재단이사장의 『실질적인 정계은퇴』를 요구했다.이대표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야권후보로 나서겠다는 뜻을 품고있다.
두사람이 언제부터 신당창당을 추진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그러나 신당 간판으로 오는 6월말 지방자치선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다음달까지는 결단을 내릴 전망이다.
지금 상황에서 지방자치선거는 정계개편의 목표일 수도 있다.지금과 같은 양당체제로는 엄청난 공급초과 현상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김대표와 이대표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거친 노련한 정치의 연금술사들이다.신당창당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몸으로 겪었다.그러면서도 신당창당을 외치는 것은 지방자치선거의 방대함에 비추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력확충의 측면에서 두사람의 생각은 다르다.김대표는 자신의 출신지역인 충청권의 지역정서에다 보수계층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박정희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던 경북지역의 지지도 바라고 있다.여기에다 「5·6공」출신 소외그룹등 여권의 「불만세력」들을 흡수하겠다는 생각이다.「포용의 정치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내각제 개헌을 주요이슈로 내세우겠다는 뜻도 내비치고 있다.
이대표는 「반민자당 비민주당」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이를 위해 「3김 시대 청산」의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특정지역의 지지에 근거한 「3김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의 신당창당 작업이 성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다수다.김대표나 이대표나 실질적인 지지기반이 미약하기 때문이다.분명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당창당을 추진하겠다는 것 자체를 「화풀이성」으로 치부하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여권 핵심부는 동조 탈당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태세다.이른바 「고사작전」이다.
이대표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현재로선 이부영의원이 이끄는 개혁모임 인사들 가운데 일부가 가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파괴력」 측면에서는 회의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당이 성공할 지를 떠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정계개편의 방향이 정치의 퇴행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정치발전은 인적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특히 정당은 소수집단의 이해에서 벗어나야만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김명서기자>
1995-01-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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