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활용법/진형준(굄돌)
기자
수정 1994-05-14 00:00
입력 1994-05-14 00:00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 훨씬 낫고,할 일을 그때 그때 미루지 않고 해치우는 것이 시간에 쫓기지 않는 좋은 방법임을 나도 잘 알고 있지만 『시간을 허비하는 모든 것들을 없애야한다』라는 대목에 이르러서는,글쎄 고개가 갸우뚱해지며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읽은 한 일화가 떠오른다.알약 한 알로 갈증을 없앨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물을 긷고 마시는 데 쓰는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글쎄 나 같으면 그 절약된 시간을 샘물까지 조용히 걸어가는데 쓸텐데』라며 어린 왕자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대목이다.어른들은 시간절약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무척이나 바쁘지만 어린 왕자가 보기에 그들은 바쁘기 위해 바쁠 뿐이다.어른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방법을 연구하지만 어린 왕자에게는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는 것과 잘 보내는 것은 얼핏보면 비슷한 것 같지만 그 내용은 사뭇 다르다.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려면 정신을 집중하고,계산하고,긴장해야 한다.시간을 잘 보내려면 편안한 마음으로 긴장을 풀고 편안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나는 신문에서 본 기사가 편안한 자세에 익숙지 못해서 편안한 마음과 자세를 오히려 불편해 하는 사람이 쓴 것이나 아닌가 생각해본다.편안한 마음과 자세에 마음놓고 젖어들지 못하는 것도 병이라면 병이다.<홍익대교수·문학평론가>
1994-05-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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