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언어」의 이해/채치성 KBS국악담당 PD·작곡가(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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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2-15 00:00
입력 1993-12-15 00:00
흔히들 음악은 「만국공통어」라고 말하지만 과연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떤 외국의 음악가가 우리나라에 와서 판소리 공연을 보다가 소리를 하는 명창과 북을 치는 고수가 흥이나서 아니리와 추임새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고 「저사람들 화가나서 싸우고 있느냐」고 했고 우리나라의 어떤 원로 국악인이 오페라를 감상하던중 아리아를 부르고 있는 가수를 보고 「저사람 어디 아픈것 아니냐」고 했다는 일화에서 우리는 한가지 명백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두사람 모두 상대방의 음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이다.즉 상대방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특성인 「음악언어」를 몰랐다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할때 상대방 나라의 언어를 모르고 과연 의사소통이 가능할까?
물론 기본적인 감정표현쯤은 이해할 수 있겠지만 서로의 의견을 깊이있게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음악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음악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언어」를 알아야만 가능하다.
어려서부터 서양음악 교육만을 받아온 세대가 서양음악을 좋아하고 친근감을 느끼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겠으나,우리가 영어는 잘하면서 우리말을 잘 못한다면 자랑스러울게 없을 것이다.음악의 경우에도 편견을 가지고 어느 한 음악만을 고집할것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두루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음악을 향유하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1993-12-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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