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반만에 대단원… 경제에 큰 “주름”/현대그룹 협상 마무리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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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8-20 00:00
입력 1993-08-20 00:00
울산 현대중공업 노사분규가 19일 타결됨으로써 지난 6월 4일 현대정공 김동섭노조위원장의 직권조인이 발단이돼 9개사로 번졌던 현대계열사 노사분규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현대그룹 노사분규는 과거처럼 노조가 폭력이나 점거 등 과격행위는 가능한 자제하고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쟁의를 함으로써 일단 예년보다 나아진 노동운동의 일면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또 공권력에 의한 해결방식 보다는 협상타결을 이끌어 내려고 애쓴 회사측의 대응방식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물론 자동차의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긴박한 상황에 몰려 타율에 의한 협상을 이루어낸 측면도 있지만 공권력투입을 초래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진일보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분규로 경제에 크나큰 주름살을 남겼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특히 이번 분규가 장기화된 배경에는 현대그룹 노조총연합(현총련)의 총파업·연대파업등 힘을앞세운 공동임투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이와함께 외부세력이 분규에 개입,파업일정과 강도 등 분규의 방향까지 조정함으로써 사태해결을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몰아간 것이다.
직장폐쇄신고와 철회 등 진통을 겪으며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검토됐던 중공업의 경우 특히 협상 초반부터 노조측에 외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함으로써 사태해결이 지연됐다.
여기에다 노조 집행부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목소리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도 분규가 장기화된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노사간에 잠정합의된 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치는 절차를 택한 것도 회사측은 물론 노조집행부 스스로도 협상을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됐다.
올해 유독 현대그룹에서만 노동쟁의가 장기화된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멀게는 사용자측의 강압적 노무관리와 노조탄압등이 낳은 노사간의 깊은 불신과 대결의식이,가깝게는 「현총련」의 공동임투및 쟁의장기화 전략과 이를 빌미로 한 사용자측의 교섭지연등이 지적된다.현대그룹주요계열사 사용자측은 대개 임금교섭이 시작되고 1∼2개월이 지나도록 확실한 임금교섭안을 내놓지 않은 무성의를 드러냈다.노조측도 최초안을 정부의 긴급조정 방침이 나오기까지 한번도 수정하지 않았다.<울산=강원식기자>
1993-08-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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