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의 잇단 「강공」에 해석 구구/민주당의 대여공세강화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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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4-20 00:00
입력 1993-04-20 00:00
◎당장악… KT체제 가동 신호탄/보선염두 인책대비 포석인듯

민주당 이기택대표가 최근 대여 강경행보를 걷고있다.자칫 「개혁반대」노선을 걷는 것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밀어붙이려는 기세다.왜일까.

이대표는 19일 아침 자택에서 최근 발생한 굵직한 사건들을 열거하며,박지원대변인에게 이에대한 성명을 내도록 지시했다.거론한 일련의 사고는 부산열차참사를 비롯,「하나회」괴문서사건,경원대부정입시,교육공무원답안지 유출사건,논산 정신과의원 화재사건.심지어 산불소동까지 언급했다.이대표의 지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검찰의 고위공무원및 정치인 내사설에 대한 논평도 발표토록 한 것이다.박대변인은 곧바로 국무총리와 관계장관의 인책을 요구하는 초강성성명을 발표했다.

이대표의 이날 아침 지시는 대표취임후 이례적인 일이었다.지금까지는 대변인이 특별사안에 대한 성명이나 논평을 발표한뒤 사후보고를 하면 그때서야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을 뿐이었다.그의 이러한 「태도변화」의 첫 징후는 지난 15일 이동근의원의 검찰소환조사때 나타났다.당시 이대표는 가야클럽초청토론회 참석차 부산에 머무르고 있었으나 이의원소식이 전해지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다음날 첫 비행기로 상경,긴급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그리고 『야당탄압』이라며 정면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즉각 당내대책위와 변호인단을 구성하고,임시국회의 소집을 요구하는등 보기드문 발빠름도 보였다.재산공개 의혹 대상의원들에 대한 실사에는 「굼뜨기」짝이 없던 며칠전의 행보와 비교하면,이는 놀랄만한 변화였다.

이에대해 당내엔 크게 두가지 해석이 있다.그 첫번째 해석은 특유의 스타일로 이제 당장악력을 확보했다는 것이고,두번째는 보선실패후 혹 제기될지 모르는 수뇌부인책론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첫 「긍정적해석」의 논거는 YS의 강한 「개혁풍」속에서 야당을 별 잡음없이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보선공천자가 결국은 이대표 카드인 「광명 최정택,부산 사하 김정길」로 낙점된 것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따라서 이대표가 이제 제목소리를 내고있는 것으로풀이된다.

문희상의원을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고,부총무단인선을 마침으로써 사실상 매듭지은 당직인선이 긍정의 또다른 근거이다.새 비서실장인 문의원은 당내 신민계의 최대 계보인 「동교동캠프」의 한 사람이다.이는 역설적으로 아직까진 이대표만큼 동교동캠프의 지원을 받을 사람이 없다는 지적이자 당장악력확보의 반증이라는 얘기도 된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이동근의원 구속후 당수뇌부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한 당직자는 『현 지도체제의 성격상 특별한 대책이 있겠느냐』고 불평했다.사실 지난 12일 재산공개 종합평가 의총에서 당수뇌부는 일부의원들에 의해 『도대체 지도부는 그동안 뭘 했느냐』며 집중 성토당한 바 있다.이의원 구속후에도 『당이 적극적이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이처럼 민주당내에는 미묘한 역학관계와 함께 지도노선에 대한 불만 세력이 많다.이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치고 나올지 아무도 장담할수 없는 상황이다.이대표도 언젠가 지나가는 얘기로 『보선에서 참패하면 전당대회를 다시 치르자는 얘기도 나오겠지』라고 걱정한 바 있다.

이렇게 볼때 이대표의 「강경」으로의 회귀는 인책론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것이다.<양승현기자>
1993-04-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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