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전시」 새 화랑문화로
기자
수정 1992-10-12 00:00
입력 1992-10-12 00:00
아름다운 선율과 매혹적인 그림이 어울려 펼치는 이중주.최근 일부 화랑들이 음악과 미술이 만나는 이른바 「유럽식 살롱문화」의 전형을 우리식으로 새롭게 시도하여 문화애호가들의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는 서울 평창동과 경기도 고양시 장흥에 대규모 전시장을 갖추고 있는 토탈미술관이 9월말부터 본격적인 뮤지엄콘서트 시대를 일었다.그리고 앞서 강남의 최갤러리가 지난 90년부터 현대미술과 고전음악이 만나는 전시회를 개최,뮤지엄콘서트가 정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왔다.야외미술관으로 잘 알려진 장흥의 토탈미술관은 지난 봄 평창동에 또하나의 토탈미술관을 설립하면서 뮤지엄콘서트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돌렸다.평창동 토탈미술관은 미술관내에 3백석규모 15평무대의 야외공연장을 꾸며놓고 실내전시장에도 음향시설을 갖춰 전시 개막행사에 콘서트를 곁들여 왔다.이에 따라 지난 9월26일 바이올리니스트 이기철씨의 연주회를 시작으로 지난 3일 서양화가 고영훈씨의 전시개막 리셉션 때에는 성악가 김동은,클라리넷 김동진,바이올린 이택주등이 출연하는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그리고 오는 17일에는 국립국악원의 특별출연으로 우리고유의 정악과 민속악을 들려주는등 분위기 변화를 시도할 예정.24일에는 테너 안형일과 소프라노 황영금의 조인트리사이틀,31일에는 서울 크리스천 우먼스콰이어의 합창공연을 야외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시각예술과 음율이 자아내는 독특한 가을날의 정취를 꾸미고 있는 이곳 토탈미술관측은 앞으로도 꾸준히 뮤지엄콘서트라는 새 장르를 앞장서 개척해 나가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한편 지난 90년 여름부터 음악과 미술을 접목시킨 「현대미술과 고전음악이 있는 풍경전」을 해마다 1∼2회씩은 열고 있는 최갤러리는 전시회 개막파티의 먹자판 음식상 대신 작은 실내악 콘서트를 끌어들인 제1호 화랑으로 꼽힌다.지난 9월5일부터 열린 장지원 유의랑 한석란등의 여류작가 초대전에는서울대 음대교수 김정길씨가 나와 현대 음악곡을 소개하는 개막연주회를 가졌다.또 지난 8월16일에는 국내 음악공연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바로크콘서트를 연 바 있다.
음악을 전공한 화랑대표 최충실씨는 『화랑이 그림을 파는 곳이라는 한정된 이미지를 갖고있는 것이 안타까워 새로운 화랑문화를 제 나름대로 개발해낸 것』이라고 말한다.그러면서 앞으로도 모든 전시회의 개막파티를 실내악 연주회로 꾸미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리고 토탈미술관의 큐레이터 정준모씨는 『우리문화 수준에서 고급문화의 대중화가 절실함을 느껴 뮤지엄콘서트를 고안해냈다』고 그 동기를 설명했다.
활짝 열릴 미술관시대를 앞두고 이같은 시각예술과 청각적 공연예술의 일체화는 미술관문화가 지향해야 할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이헌숙기자>
1992-10-12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