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두 후보등 청와대회동 대화록
수정 1992-04-28 00:00
입력 1992-04-28 00:00
노태우대통령은 27일 낮 민자당 차기대통령후보 경선 등록을 마친 김영삼·이종찬 두 후보와 김종필·박태준최고위원등 당직자,이원경위원장등 선관위원장단을 청와대로 초청,접견한 뒤 오찬을 함께 하고 『전당대회가 단결과 화합의 축제마당이 되어야 한다』면서 공명정대한 경선과 과당경쟁의 자제를 거듭 강조했다.
○“비방·인신공격 유감”
○…오찬에 앞서 낮12시부터 35분동안 계속된 접견에서 노대통령은 최근 대의원확보과정에서 빚어진 김·이 양후보진영의 비방과 인식공격에 유감을 표시하고 페어플레이를 당부.
또 앞으로 개최될 개인연설회 등에서 「상처없는 경쟁」이 펼쳐지도록 준비와 운영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
▲노대통령=전당대회까지의 경선 절차와 과정에는 많은 인내와 지혜가 요구되고 있습니다.이과정만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대선에 유리한 여건을만들수 있을뿐만 아니라 민자당이 생동감 넘치는 민주정당으로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당 후보끼리의 과당경쟁에 의해 후보에 상처를 입히고 내분의 모습을 보여 당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선거관리를 당부합니다.
○공정해야 정통성 확보
이번 경선은 누가 후보로 되드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침으로써 당선된 후보의 당내외 정통성 확보는 물론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전통을 확립할 수 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나는 경선과정에서 엄정하고 공정한 관리자의 역할을 다하겠지만 경선이 대선의 걸림돌이 될 우려를 보이면 당총재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김후보=과거 경선과 관련한 경험에 의하면 과정이 잘못 운영되어 인화와 단결을 해치고 정말 중요한 대선에는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국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후보=경선이 이상적으로 이루어져야 대선에서의 승리도 가능하기 때문에 경선이 대선승리의 담보라고 생각합니다.따라서경선과정이 규정에 맞고 국민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춘구총장=합동연설회는 의무규정은 아니고 후보간 합의에 의해 개최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전당대회시 정견발표는 금지토록 되어있습니다(이총장은 금지이유를 다각도로 설명하고 개인연설회와 관련한 갖가지 규정에 대해 상세히 보고).
노대통령은 접견이 끝난뒤 본관 1층 로비에서 두후보의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며 『손이 뜨끈뜨끈 하네요』라고 농담을 건넸으며 이어 참석자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오찬장으로 이동.
○“손이 뜨끈뜨끈” 농담
○…노대통령은 오찬을 시작하면서 김·이 두 후보에게 『이 자리 참석자 대부분이 전당대회의 대의원인 만큼 두 후보는 이 자리에서부터 잘보이도록 선투해야 할 것』이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은 폭소.
이에 두 후보는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하고 『자유경선이 관행으로 뿌리를 내리도록 모범을 보이겠다』고 다짐.
▲이위원장=여러 규칙과 절차를 만들어 놓았지만 후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제일 중요합니다.특히 후보나 지지자들이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때는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의 빈축을 살 것입니다.
▲이총장=엄정중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하루에도 몇차례씩 반성하고 다짐하고 있습니다.그러나 두 후보 진영에서는 어느 한편으로 치우친 것이 아니냐고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끝까지 엄정중립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들 비상한 관심”
▲노대통령=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크게 느낀 것은 남을 비방하거나 헐뜯는 사람치고 잘되는 사람을 못보았다는 것입니다.불리하더라도 상대를 치켜세워주는 사람이 다 잘되더군요.비방의 경쟁이 아닌 칭찬의 경쟁을 벌여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경선에서는 정책경선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국민들은 후보가 어떤 경륜과 정책을 갖고 있느냐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한식으로 마련된 오찬은 50분만인 하오1시30분에 종료).
○YSJP 밀담나눠
○…이날 접견을 위해 노대통령이 입장하기전 접견실에 미리 도착한 김후보와 김대표 지지를 선언한 김종필최고위원은 계속 귀엣말로 밀담을 나눠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 반면 이후보는 인사만 나눈뒤 침묵.
청와대모임에는 이춘구총장,김용태정책위의장,최형우정무장관,김진재총재비서실장,이병용·유기천선관위부위원장과 청와대관계자들이 동석했고 이자헌총무는 해외출장으로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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