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과 거품의 실체(사설)
수정 1991-10-28 00:00
입력 1991-10-28 00:00
아파트가격이 최고 1억원까지 떨어지고 미분양된 신규아파트도 1만가구분이 넘는다.그러다보니 자동차까지 경품으로 내건 분양도 있다.일반상가의 낙찰가격은 6개월전보다 40% 내려갔고 사무실 임대료도 크게 하락했다.
그런 가운데 땅값 상승률도 크게 둔화됐다.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하룻밤사이에 집값이 오르고 불과 1∼2년동안에 아파트값이 2∼4배까지 폭등했던 3년전과 비교할 때 대반전이 아닐 수 없다.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이 투기의 완전한 퇴각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 할지라도 적어도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던 거품이 걷혀지는 과정임에는 틀림없다.
주식시장의 장기침체도 따지고보면 거품의 제거과정으로 이해돼야 한다.성장전망과 실질가치가 뒷받침되지 않은 주가상승은 가공이다.
우리 경제사회 요소요소에는 제거돼야할 거품이 너무 많다.특히 고도성장을 거치고 고소득사회로 이전되면서 우리의식속에 부풀려온 거품은 아직도 엄존하고 있다.부동산경기의 저조를 거품제거의 호기가 되도록 모든 정책적노력과 국민의 의식개조가 있어야만 한다.
거품이라는 환상이 가져다 준 폐해를 뼈아픈 체험을 통해 목격했다.
비단 부동산값의 폭등뿐 아니라 최근 몇년동안의 물가상승,유례없는 국제수지의 적자,우리생활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과소비가 다 그 폐해가 아니고 무엇인가.1년동안의 불로소득이 1백9조가 넘는다는 한국은행의 조사결과를 보라.이중 땅값폭등에 의한 것이 85조나 된다.이것이 실질소득이 아니다.그만큼 거품이 쌓인 결과이며 그로인한 실질소득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연6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가격의 하락은 정부의 투기억제정책·세금공세·주택물량의 대량공급·폭등에 따른 반락등 여러요인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거품은 환상일 뿐이다」는 경험적의식 변화가 주요요인이 되지 않는다면 거품은 또다시 발생하고 투기의발본은 어렵다고 본다.
정부는 아파트의 미분양사태를 두려워하거나 주택가격의 하락이 가져올 부수적인 문제를 우려해서는 안된다.지속적이고도 일관성있는 부동산투기근절책을 추진해야 한다.국민도 거품이 가져다준 화폐적환상에서 깨어나는 자구적노력을 해야한다.지난 15년간 물가는 4배,소득은 12배가 올랐는데 서울의 땅값은 25배가 올랐다면 소득이상 오른 땅값의 차이는 경제전체의 부담이며 그 부담은 국민 각자에 알게 모르게 전가되었다.경제주체가 그같은 환상에서 깨어나는 노력은 하지 않고 폭등하는 부동산값이나 정부의 정책만을 탓한다면 우리는 다시금 거품의 세례를 뒤집어 써야한다.
1991-10-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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