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입김에 불가피한 선택”/북한,유엔가입 발표… 각국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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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05-29 00:00
입력 1991-05-29 00:00
▷미국◁
미 국무부는 28일 북한이 한국과 더불어 유엔에 가입하기로 방침을 선회시킨 데 대해 『긍정적 발전으로 보고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유엔가입을 신청할 경우 미국은 이를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그 동안 수차례 표명해 왔다』고 상기시키고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따라 남북한이 유엔에 조속히 가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사태 진전이 남북고위급 대화와 궁극적으로는 통일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면 북한의 국제적인 협조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특히 북한의 국제핵사찰 수용과 미·북한간 관계개선의 새로운 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분석했다.
소식통들은 『북한의 유엔가입과 미·북한 관계개선 문제가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북한의 이번 정책전환이 현실 인정 쪽으로 나아가는 북한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면 그 동안 미국이 북한에 대해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남북대화 진전,국제 핵사찰 수용,상호비방금지,테러리즘 포기선언 등에도 긍정적인 자세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미국이 그 동안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실현시키기 위해 중국·소련과 오래 전부터 협의를 계속해 왔음을 상기시키며 북한의 유엔가입 수용은 중국과 소련의 태도변화로 한국의 유엔단독가입을 저지할 수 없게 된 상황을 인정한 고육지계라고 풀이했다.
미국은 남북한의 유엔동시 가입을 지지하며 북한이 이에 반대할 경우 한국의 단독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미국의 이 같은 정책은 지난 1일 부시 미 대통령이 이상옥 외무장관의 예방을 받고 요담하는 자리에서도 거듭 천명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한국의 연내유엔가입 실현을 위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안정협정 서명이 조기에 이뤄지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날 북한의 유엔가입신청결정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한국외교의 승리이며 한반도긴장완화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날 북한의 발표가 전해지자 유엔주재 각국 대사들도 한국대표부에 축하하고 환영한다는 뜻을 전해왔다.<워싱턴=김호준 특파원>
▷일본◁
일본정부는 28일 북한의 유엔가입 신청 결정 발표에 대해 크게 환영하면서 일·북한간 국교정상화 회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이후 총리는 이날 『모든 나라가 유엔에 가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며 근본적으로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유엔 가입신청으로 북한이 사실상 2개의 조선을 인정하게 된 셈이라는 점에 대해 『지금까지 북한과의 정부간 교섭에서도 그러한 조짐이 보였다』고 말했다.
사카모도(판본) 관방장관은 『한국은 이미 유엔 가입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북한도 가입을 선택했다면 남북한이 동시에 가입하는 형태가 되어 우리로서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작년 가을 자민당 대표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일·북한간 회담을 추진했던 다나베(전변) 사회당 부위원장은 『한국의 단독가입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취할 수 있는 부득이한 조치로서 차선책으로 이해한다』고 말하고 『통일까지 과도적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 외무성은 『일본정부로서는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을 촉구해온 입장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대단히 좋은 일이다』며 환영했다.
일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일·북한간 국교정상화 회담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명하면서도 9월의 유엔 총회 때까지는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지금 단계에서 유엔가입신청을 발표한 점에 대해 『시기적으로 보아 약간 이르다』고 지적,앞으로 북한측의 태도를 주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이를 계기로 한반도 정세는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신문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교차승인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도 일·북한 관계정상화의 일부 조건을 만족시키는 한편 장차 수교교섭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평가했다.<도쿄=강수웅 특파원>
▷중국◁
중국관영 신화사통신은 28일 북한 외교부의 유엔가입신청결정 성명을 평양발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신화사통신은 이 성명이 『유엔가입은 북한이 국가,민족 재통일에 걸린 긴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저녁 중국관영 TV도 중국정부가 『북한의 유엔가입신청결정을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이 TV는 외교부의 한 대변인이 『북한의 유엔가입결정은 큰 의미가 있으며 이 결정으로 남북대화가 촉진될 것이며 한반도의 긴장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고 보도했다.<홍콩=우홍제 특파원>
▷소련◁
소련관영 모스크바 방송은 28일 북한이 이날 한국과 별도로 유엔에 가입할 것이라고 공식 표명한 사실을 즉각 보도했다.
내외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방송은 이날 하오 북한의 중앙통신보도를 인용,북한이 외교부 성명에서 지금까지 북한은 유엔단독가입에 언제나 반대했으며 단일의석에 의한 유엔가입을 주장해 왔으나 한국의 단독가입결의가 확고함에 따라 부득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유럽◁
프랑스는 올해 유엔에 가입하겠다는 북한의 발표를 「남북한의 통일전망을 보돋워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모리스 구르도 몽타뉴 프팡스 외무부 대변인은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은 프랑스의 견해로는 유엔의 보편성에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겠다는 요청은 양측의 대화를 진작시켜 궁극적으로는 통일에 이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파리에서 청취된 영국의 BBC방송은 28일 북한이 기존의 「하나의 조선」 정책을 바꿔 유엔에 가입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주요 뉴스로 매시간 보도했다.<파리=김진천 특파원>
1991-05-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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