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전면개각의 구도를 짚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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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2-09 00:00
입력 1990-12-09 00:00
◎“집권후기 포석”… 「용인의 묘」에 관심 집중/통치이념 구현할 추진력 중시/총리엔 박태준·서동권·노재봉씨등 물망/“사회안정” 평가 관련,연말 단행 배제못해

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정가에는 으레 개각설이 무성해진다.

강영훈 국무총리의 명예퇴진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8일 민자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내년초 전면개각을 거의 단정적으로 전망하면서 청와대 비서실의 대폭적인 개편가능성도 덧붙였다.

이 당직자의 내년초 전면개각방침 언급은 노태우 대통령과의 교감이 어느 정도 이뤄진 결과로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발언의 1차적인 목적은 연내개각설의 사전진화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초 개각전망의 근거로는 ▲노 대통령이 현재 개각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는 내년 2월에 맞춰 후반기 통치기반 강화포석을 할 것으로 보이며 ▲통일원 장관의 부총리 승격 등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내년초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이미 방침을 세웠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노 대통령이 소련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17일부터 연말까지는 2주 가량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연내에 정치·경제·사회안정을 기하겠다』고 다짐한 「5·7특별담화」의 실천 여부를 연말에 자체평가하고 이에 따른 국정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폭적인 개각을 단행하는 것이 시기면에서는 더 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일면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안기부장도 바뀔듯

따라서 개각의 시기는 내년초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연말단행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앞으로 개각을 한다면 어떤 구상으로 용인을 할 것이며 그 대상은 어떤 인물이 될 것인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앞으로 2년여 남은 집권 후반기 통치와 관련,노 대통령이 어떤 인사포석을 할 것인지는 지난 5일로 임기가 끝난 검찰총장 후임 인사와 이에 따른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의 인물기용을 분석해보면 많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정구영 검찰총장과 김영일 민정수석의 임명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노 대통령 자신의 국가경영철학과 통치이념을 가까이서 체험한인물을 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 밑바닥에는 통치후반기에 기용될 인물은 노 대통령의 임기종료와 함께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각오와 6공의 공과 과를 한몸에 안겠다는 투철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깔고 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노 대통령이 가고 있고 또 추구하고 있는 정치적 방향에 대해 확실한 소신으로 동참하고 그 속도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차기 총리는 6공 초기와 같이 모양갖추기 인물보다는 색깔이 분명하고 강한 실천력을 갖추면서 노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는 인물의 기용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물로는 박태준 민자당 최고위원,서동권 안기부장,노재봉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강 총리가 물러난다면 집권후반기의 통치권 누수현상을 최대로 막는다는 의미에서 박 최고위원이나 서 부장,이원경 주일 대사가 후임 총리로 적격이 아니겠냐고 사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

만약 박 최고위원이 총리로 기용된다면 그 의미는 단순히 총리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뿐만 아니라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 경쟁에 앞선 경력관리라는 의미도 지닐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는 차제에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같은 이를 총리로 기용,정치인으로 시험 가동해본 뒤 그 성공여부에 따라 차기 대권경쟁과 관련한 정치권 세대교체의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는 기발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승윤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교체가능성도 엿보이는데 후임엔 사공일 전 재무장관,강경식 전 재무장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교·외무 교체 예상

강 총리와 함께 재임 2년이 넘은 장관은 최호중 외무·정원식 문교·이상연 보훈처 장관 등 3명이며 최영철 노동부 장관과 최병렬 공보처 장관은 각각 체신부 장관과 문공부 장관의 재임기간을 합치면 2년이 넘는다.

따라서 전면개각이 이뤄질 경우 이들 장관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최 외무의 후임으로는 이홍구 대통령정치특보의 기용가능성과 함께 이상옥 주제네바,오재희 주영,신동원 주독 대사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정 문교 후임으로는 근 4년간 장수총장을 지내면서 서울대를 원만하게 이끌어온 조완규 서울대 총장이 적격자라는 소리가 높다.

노 대통령이 전면개각을 할 경우 안기부장 교체와 함께 청와대 비서실도 대폭 개편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비서실도 새 얼굴로

서 안기부장이 바뀐다면 후임 부장으로는 민자당의 이춘구 의원·김기춘 전 검찰총장이 노 대통령의 후반기 통치구도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지역구 출신인 이 의원의 경우 의원직을 버려야 하고 그럴 경우 다시 보선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통치권 누수현상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이 오면 그의 기용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지적들이다.

노재봉 비서실장의 내각진출과 유임가능성은 반반이나 노 실장의 총리진출이 어려울 경우 부총리로 승격될 통일원 장관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으며 그럴 경우 후임 실장에는 정무수석을 지낸 데다 소신과 장악력이 강한 최병렬 공보처 장관의 기용가능성이 클 것 같다.

김종인 경제수석(장관급)도 내각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부총리 또는 재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최창윤 정무수석의 경우 문공차관을 지낸 경력을 감안,공보처 장관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크고 노창희 의전수석도 친정인 외무부로 돌아가 영국 등 주요 공관의 대사로 전임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개각 등에 대해 노 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언급을 들은 적이 없다』면서 『집권 후기의 통치기반 강화를 위한 전면적인 포석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기 등 구체적인 문제는 일단 소련방문을 끝낸 뒤 그 구상을 정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경형 기자>
1990-12-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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