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60만가구 공급과 돈의 흐름(월요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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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12-03 00:00
입력 1990-12-03 00:00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주택이 공급되는등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는 주택건설경기가 시중자금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아파트를 공급받기 위해 주택청약예금이나 청약저축에 들어있는 돈은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또 이달까지 분당등 5개 신도시에서 공급이 끝난 6만9천7백93가구의 아파트와 주택상환사채가 발행된 6천7백35가구의 계약금·채권매입·상환사채매입 등으로 들어간 돈만해도 1조7천억원에 달한다. 정확한 액수를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신도시아파트를 포함하여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분양될 주택수가 60만가구를 초과할 것으로 보여 여기에 흡수될 돈은 무려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합치면 주택과 관련하여 동원되는 돈은 자그마치 12조원으로 10월말 현재 통화량 63조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이다.
○올들어 48만명 늘어
이에 반해 5개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토지매입 및 보상 등으로 풀려나간 돈도 자그마치 3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아파트를 짓기 위한 택지매입비 등으로 지출된 것까지를 합치면 6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어림되고 있다.
지난 10월말 현재 주택청약예금이나 청약저축에 가입한 사람은 모두 2백26만9천6백66명으로 올들어 48만명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관련예금도 지난해말 3조3천4백64억원에서 4조9천7백71억원으로 10개월 동안 1조6천3백7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올들어 주택청약관련 예금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신도시건설등 정부의 주택 2백만가구 건설계획 추진에 따라 이번 기회에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대폭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총분양가 3조 넘어
주택난을 완화하기 위한 이같은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올해 주택건설물량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된다. 주택건설허가면적은 지난해 50만가구를 넘었으나 올들어서도 지난 10월말로 이미 64만가구를 초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건축이 허가됐다고 해서 곧바로 모두가 분양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같은 주택건설허가 규모를 바탕으로 실제로 분양되는 가구수를 추정하면 60만가구를 초과할 것이라는 것이 주택건설업계의 분석이다.
○주가상승에 걸림돌
대체로 주택청약관련예금은 시중의 자금을 주택은행창구로 흡수,주택건설자금 등으로 매우 유용하게 쓰여진다. 그러나 아파트등 주택을 마련하는데 동원되는 자금은 시중자금의 흐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신도시아파트의 경우만 해도 지금까지 흡수된 액수는 1조7천억원으로 전체 공급량 7만6천5백28가구에 비해선 그리많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총분양가가 3조2천억원에 이르는 데다 전용면적이 40.8평을 넘는 대형아파트의 채권매입과 중대형아파트의 주택상환사채매입액이 가구당 5천만원 안팎의 큰 돈이어서 앞으로의 중도금납부와 함께 이같이 많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던 주택과 증권을 처분하거나 은행에 맡겨 놓은 돈을 찾든지,아니면 다른 사람한테서 돈을 빌려야 한다.
최근 대우경제연구소가 신도시아파트 분양시점을 전후하여 아파트분양에 따른 자금수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분당1차,분당 4차때와 같이 증권시장부양책으로 강세를 보일 때는 영향이 거의 없었으나 약세로 돌아섰을 때는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고객예탁금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첨이 확정된 후 계약일까지는 심리적인 요인으로 다소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천억원 추가방출
그러나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과는 대체로 상대적인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내년에 아파트분양이 크게 늘어나고 중도금 등으로 주택쪽에 들어가야 할 돈이 격증하게 되면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이라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한편 토지보상으로 풀려나온 돈은 부동자금이 되어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부동산시장과 증권시장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당등에서 엄청난 규모의 토지보상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지난 연말부터 연초사이엔 이 자금이 서울과 서울근교의 상가나 택지에 몰려 상가와 택지값 등이 크게 올랐다. 앞으로 5개 신도시에서 토지매입과보상등으로 추가 방출될 돈은 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유은걸기자>
1990-12-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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