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실태와 좋은 쌀 고르기 요령(현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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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0-08-27 00:00
입력 1990-08-27 00:00
경기특미ㆍ저공해쌀등 이른바 특산미의 상당량이 정부미나 경기지역이외의 일반산지미가 혼합된 가짜 경기미라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드러난 일이다. 최근에도 경제기획원ㆍ농림수산부ㆍ국세청ㆍ치안본부 등 4개 부처 합동으로 서울소재 주요백화점과 슈퍼ㆍ쌀도매상 등을 대상으로 정부미 유통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가짜라는 것이 또 확인됐다. 경제기획원등 관계부처는 경기특미는 이미 지난 6월에 출하가능량이 바닥이 났기 때문에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경기특미는 대부분 가짜일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시중에 가짜 경기미가 나돌고 일반미보다 비싼 값에 팔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말할 것도 없이 경기미가 미질이 뛰어나 이를 찾는 소비자층이 많기 때문이다.
○여주ㆍ이천쌀은 1.8%
여기에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오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값이 비싸더라도 저공해쌀을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특미나 저공해쌀은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생산되고 어떻게 유통되고 있을까.
지난해 전국에서 생산된 생산된 쌀 4천95만8천섬중 경기도에서 생산된 이른바 경기미는 11.9%인 5백94만1천섬이며 이 가운데서 여주ㆍ이천ㆍ김포ㆍ강화ㆍ안성ㆍ용인ㆍ화성ㆍ평택산인 경기특미는 4백31만9천섬에 불과하다.
더욱이 특미중에 특미로 꼽히는 여주ㆍ이천쌀은 73만섬(전국 쌀생산량의 1.8%)이 생산됐다.
이같은 생산량중에 시중에 출하될 수 있는 쌀은 전체 경기미중 농가소비를 제외한 4백26만6천섬(경기특미 3백10만2천섬) 정도이다.
시중에 출하될 수 있는 경기미를 유통경로로 보면 시장판매가 2백39만8천섬으로 가장 많고 친척등 연고를 통한 증여나 판매가 1백20만섬,정부수매가 66만섬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기특미는 출하가능량 3백10만2천섬중 시장판매가 1백74만4천섬이며 나머지는 연고미가 87만2천섬,정부수매 48만6천섬으로 사실상 1백74만4천섬정도가 시중에 상품으로 나올 수 있는 전부이다.
○한가마 4만원 더받아
서울에서만 하루 소비되는 쌀 2만2천섬(80㎏들이 4만가마)으로 계산하면 79일 정도면 바닥이 나버리는 물량이다.
최고의 품질로 평판이 있는 여주ㆍ이천쌀은 지난해 생산량 73만섬중에 시중에 출하될 수 있는 물량은 30만섬에 불과하고 이를 서울의 하루소비량으로 나누면 14일이면 다 소진돼 버리는 셈이된다.
물론 통일계 정부미등이 함께 소비되기는 하지만 이달말이면 첫햅쌀이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시중 상가등에서는 경기특미를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고 보아도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 농림수산부가 지난달초에 전국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지난해산 쌀재고량은 4백97만6천섬이며 이중 출하가능량은 2백30만섬이며 이 가운데 경기특미는 40만섬이하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에서 아직까지 경기특미라는 이름으로 8㎏당 일반미보다 2천∼4천원 비싼 1만2천∼1만4천원에 버젓이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경기특미는 따라서 대부분 정부가 찧지않고 벼상태로 방출하는 조곡이나 다른 지역의 벼를 여주나 이천등지에서 도정해 경기특미로 둔갑시킨 것이 아니면 정부미등이 혼합된 가짜일 수밖에 없다.
또 휴전선근방에서 생산되는 DMZ쌀등 소위 저공해쌀도 농약을 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조사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고 또 그 생산량이 극소수이기 때문에 이 역시 유통업체들이 공해없는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심리를 악용해 대부분 다른지역 쌀을 속여 판매하는데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저공해쌀도 가짜 많아
전북 부안의 계화도와 전남 해남 등의 간척지쌀도 토양이 좋아 미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연간 전체 생산량이 10만섬 이하로 미미하다.
경기특미도 같은 지역의 논에 따라,또는 품종ㆍ기상ㆍ병충해 여부ㆍ수확방법에 의해 미질이 달라질 수 있으며 다른 지역의 일반미와 식별이 어렵다.
양질미의 대명사로 「아끼바리」라고 불리는 「추청」벼도 외형상 낱알이 길쭉한 통일계와 달리 둥근편이지만 전문가들도 다른 일반미와 구별하기가 힘들다. 추청벼의 지난해 재배면적은 경기 11만2천2백63㏊,충남 4만5천5백77㏊ 등 모두 24만2천5백36㏊로 전체 벼 재배면적의 19.3%에 달했다.
이에 따라 경기특미등 특정지역 쌀을 선호하는 것보다는 질좋은 쌀을 고르는 것이 지혜로운 쌀구매 방법이다.
질좋은 쌀은 씨눈이 약간 있는 것으로 ▲맑고 윤기가 있고 ▲쌀 고유의 향기로운 냄새가 나야한다. 또 ▲쌀알이 여물고 고르며 금이 가지 않았고 ▲깨물어서 딱딱한 느낌이 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싸래기와 쭉정이가 없고 ▲도정한지 한달 이내의 것을 고르는 것이 무난하다.<채수인기자>
1990-08-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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