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에게 “넌 남자도 아녀” 항의…‘마약왕’ 박왕열 국내 송환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수정 2026-03-25 10:50
입력 2026-03-25 06:57
이미지 확대
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 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2026.3.25 [공동취재]
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 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2026.3.25 [공동취재]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일명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한국으로 전격 송환됐다. 정부가 송환을 추진한 지 9년여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초 필리핀 대통령에게 직접 인도를 요청한 지 약 3주 만이다.

박왕열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OZ708편은 이날 오전 6시 34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민항기에는 일반 승객들도 함께 탑승한 가운데, 호송관 2명이 박왕열 양옆에 앉아 이동을 관리했다.

남색 야구 모자를 쓴 박왕열은 오전 7시 16분쯤 출국장을 빠져나왔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고, 덥수룩한 수염과 함께 양팔에 새겨진 문신이 노출된 모습이었다.

수갑은 천으로 가린 채 손에 채워졌고, 경찰과 법무부 관계자 수십명이 주변을 에워싸며 이동을 통제했다.

박왕열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 없냐’,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했느냐’, ‘국내로 송환된 심경이 어떤가’ 등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다만 안면이 있는 듯한 취재진에 손가락질을 하면서 “넌 남자도 아녀”라고 말한 뒤 별다른 반응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는 약 3분 만에 호송차에 탑승해 공항을 빠져나갔으며,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미지 확대
‘마약왕’ 박왕열, 국내 송환
‘마약왕’ 박왕열, 국내 송환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이른바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한국으로 송환,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송되고 있다. 2026.3.25 뉴스1


청와대는 이번 송환에 대해 “해외에 숨어 있는 범죄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강유정 대변인은 “여러 차례 외교·사법적 노력에도 난항을 겪어왔지만,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송환은 한국과 필리핀 간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임시 인도’ 방식으로 이뤄졌다. 현지 재판이나 형 집행을 중단하고 신병을 넘겨받아 국내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절차다.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현지에서 징역 6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으며, 수감 중에도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 마약 유통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박왕열을 수사기관에 즉시 인계해 국내 마약 조직과의 연계 여부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법무부와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공범과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고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박왕열이 한국으로 송환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