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할 뻔했다’는 동료, 살아줘서 고마워” 소방관 글에 ‘먹먹’

김소라 기자
수정 2025-03-27 16:05
입력 2025-03-27 16:04
소방관 겸 작가, SNS에 ‘그을린 소방차’ 공개

“순직할 뻔했다더니, 농담이 아니었구나…”
현직 소방관이 산불 진화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뒤 무사히 돌아온 동료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린 사연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해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현직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백경(필명)은 27일 자신의 엑스(X)에 옆면이 갈색으로 그을린 소방차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백경은 “친한 동료가 산불지원을 다녀온 뒤 ‘나 순직할 뻔했어’라고 하길래 농담하는 줄 알았다”면서 “차가 구워진 것을 보고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백경은 이어 “비가 내리고 불이 잡히면 친구를 집에 불러야겠다”면서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은 간지러우니 돼지고기나 실컷 구워서 먹여야겠다”고 덧붙였다.
백경의 글은 엑스에서 3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네티즌 8000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6000명이 ‘리트윗’했다.
네티즌들은 “감사하다는 말로 부족하다. 살아주셔서 감사하다”, “대한민국은 이런 분들로 인해 존재 가치가 있다” 등의 댓글을 달며 산불과 싸우고 있는 소방대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백경은 두 자녀를 둔 8년차 소방관이자 작가다. 소방관으로서 매일 화재와 죽음을 마주하며 떠오른 단상을 엑스에 꾸준히 공유해왔고, 글을 묶은 에세이집 ‘당신이 더 귀하다’(다산북스)를 지난 1월 출간했다.
경북 북부에서 이어지고 있는 ‘괴물 산불’에 소방대원과 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공중진화대 등 인력들은 연일 목숨을 걸고 불길과 싸우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산불 진화 작업에 4635명이 투입됐다.
산불 진화 과정에서 진화 인력의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전날 경북 의성에서 산불 진화에 투입된 헬기가 추락해 헬기 조종사 고 박현우 기장이 숨졌다. 또 경북 영덕에서 산불 진압에 투입됐다 귀가 중 실종됐던 60대 산불감시원이 이날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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