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전’ 따라한 주가조작 일당…증권사 부장 끼고 844만주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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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연 기자
손지연 기자
수정 2026-05-08 12:01
입력 2026-05-08 12:01
세줄 요약
  • 증권사 부장·재력가 등 주가조작 혐의 기소
  • 차명계좌·허위호재로 844만주 거래, 14억 이득
  • 공범 이탈·자진신고로 실패, 경찰 청탁도 적발
방송인 남편 등 재력가 동원
289억원치 매매 14억원 챙겨
공범 이탈·자진신고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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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일당 조직도. 서울남부지검 제공
주가조작 일당 조직도. 서울남부지검 제공


영화 ‘작전’의 실제 주인공이라고 자처한 기업사냥 전문가와 증권사 부장, 재력가 등이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8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주가조작 사범 10명을 적발해 총책급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범 6명은 불구속·약식 기소됐고, 해외로 출국한 1명은 지명수배와 함께 기소중지됐다.

이들은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다수의 차명 증권계좌를 통해 통정·가장매매 265회, 고가매수주문 1339회 등 시세조종성 주문을 낸 혐의를 받는다. 이를 통해 약 844만주, 최소 289억원 상당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려 최소 1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기업사냥 전문가 A씨는 당시 증권사 부장이던 B씨를 ‘선수’로 두고 코스닥 상장사 주식 시세조종 작전을 기획했다. 이후 작전에 필요한 자금과 차명 계좌, 대포폰 제공, 차명 주식거래, 허위 호재 유포를 함께할 재력가로 유명 방송인의 남편 C씨와 이른바 ‘쩐주’ D씨 등을 끌어들였다.

일당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시중 유통 물량이 적어 시세조종이 쉬운 종목을 선택했다. C씨 등은 시세조종에 사용할 현금 30억원과 차명 계좌, 대포폰을 B씨가 재직 중인 증권사 사무실로 전달했다. 이들은 주가를 1900원대에서 7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뒤 차명으로 산 주식을 처분해 수익을 나눠 가질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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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일당이 거래한 코스닥 주식 차트. 서울남부지검 제공
주가조작 일당이 거래한 코스닥 주식 차트. 서울남부지검 제공


해당 주식은 1926원에서 장중 최고 4105원까지 치솟았다. 거래량도 한때 최대 400배까지 폭증했다. 이 과정에서 허위 호재를 퍼뜨리는 이른바 ‘펄붙이기’도 동원됐다.

그러나 공범 중 일부가 먼저 주식을 처분하고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범행은 실패했다. 검찰은 “공범들이 서로를 믿지 못해 범행이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 관련 자진신고자 형벌 감면 제도인 리니언시 신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리니언시 신청을 단서로 수사에 착수한 첫 사례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던 중 C씨가 서울 강남경찰서 현직 경찰관 등에게 형사사건 관련 청탁을 하며 금품을 건넨 사실도 포착했다. C씨는 공범의 형사사건과 본인 가족의 형사사건 등에 관한 청탁 명목으로 경찰관들에게 유흥주점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올해 신설된 서울남부지검 범죄수익환수부와 연계해 관련 불법자산을 동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시세조종으로 얻은 부당이득은 물론 시세조종에 제공된 원금까지 끝까지 몰수하겠다”고 밝혔다.

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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