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4명 30m 추락 행인이 발견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

이천열 기자
수정 2018-05-20 23:12
입력 2018-05-20 22:46
예산 사고 관리·시공 부실 가능성
사고는 지난 19일 오전 8시 47분쯤 충남 예산군 신양면 대전∼당진 고속도로 당진 방향 40㎞ 지점(당진 기점) 차동1교 3번 교각에서 발생했다. A(52)씨 등 근로자 4명은 철제계단과 함께 30여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사고 현장에서는 발전기가 함께 발견됐다. 이들이 용접 작업을 위해 발전기를 가지고 철제계단을 통해 교량 밑 작업공간으로 내려가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한국도로공사에서 하청을 준 업체 소속이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교량에 철제계단을 고정하는 앵커볼트가 분리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앵커볼트 8개가 교량 벽면에서 빠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8개 가운데 2개는 설계도면보다 30㎜ 짧은 90㎜ 앵커볼트가 사용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철제계단은 지난해 12월 설치됐다.
사고 당시 공사를 발주한 도로공사 관계자나 작업감독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전관리가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확한 사고시점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바로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중상자가 방치되다 숨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초 목격자 B(76)씨는 “일을 하러 트랙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다리 아래 사람이 사다리 같은 난간에 깔려 있는 것을 보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도로공사에 보고를 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한 것 같다”며 “매뉴얼 준수여부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2018-05-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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