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구속으로 가는 길목으로 여기고 있던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이 2일 기각돼 법원의 판단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지 확대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적부심)에 출석하기 위해서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최 전 차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함께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7. 12. 1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최 전 차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 관계, 소명되는 피의자의 범행 가담 경위와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각 사유를 들여다보면, 법원은 일단 최 전 차장의 범죄 사실이 일정 부분 소명된다는 점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차장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등 공직자와 민간인 불법 사찰과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운영에 관여한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 상당 부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법원이 의문을 표시한 것은 이 같은 범행에 최 전 차장이 얼마나 가담했는지다.
의혹의 정점에는 우 전 수석이 있고, 이미 구속된 추명호 전 국정원 차장이 실제 실행자 역할을 한 만큼 두 사람 사이에 있던 최 전 차장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했는지는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 전 차장 측은 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전 특별감찰관 뒷조사와 블랙리스트 운영 등에 관한 보고를 부분적으로 받았지만, 국정원의 통상적인 업무로 인식했다는 취지로 항변했는데 결과적으로 법원이 최 전 차장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 전 차장이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보를 담당하는 핵심 보직에 있었고 개인적인 인연을 바탕으로 서울대 법대 동기인 우 전 수석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에 주목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