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 체제’ 헌재 탄핵심판, ‘신속’서 ‘엄격’…방점 이동?
수정 2017-02-02 09:03
입력 2017-02-02 09:03
박한철 前소장 ‘신속·공정’ → 이정미 대행 ‘공정·엄격’
사진공동취재단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1일 8인 재판관 체제로 열린 첫 탄핵심판 변론에서 “소장 공석에서 중요한 재판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전체에 미치는 중요성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며 “심판 과정에서의 공정성·엄격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박 전 소장이 강조했던 ‘공정과 신속’의 키워드와 일견 비슷해 보이면서 다소 온도 차도 느껴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9일 탄핵심판 청구를 접수한 이후 절차를 가급적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을 강조해왔다.
박 전 소장은 신년사에서 “헌법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법절차에 따라 사안을 철저히 심사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
주심 강일원 재판관 역시 “옳은 결론을 빨리 내릴 수 있도록 주심 재판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전 소장은 지난달 10일 3차 변론에서는 “입증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대통령과 국회 측 모두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이 참여한 마지막 변론에서는 “3월 13일 이전에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재판관이 소장 권한대행을 맡은 8인 체제에서는 ‘신속’ 대신 ‘엄격’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헌재 한 관계자는 “엄격성은 일반적인 절차에 대해 원칙적인 것을 의미한다”며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속’을 뺀 것은 국회 측이 조속한 결론 선고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재의 신속 결론 방침에 ‘중대결심’을 운운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대리인단이 공정성을 문제 삼아 ‘전원사퇴’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첨예한 양측의 이해 대립 속에서 심판의 원활한 진행과 공정성 확보라는 ‘대의’를 위해 헌재가 한 발 뒤로 물러섰다는 것이다.
국회 소추위원단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이정미 재판관이 심판의 공정성이 확보돼야 결정의 정당성도 담보된다고 해 전과는 뉘앙스가 달라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권 위원장은 “아무리 늦어도 (이 권한대행 임기만료일인) 3월 13일 전후로 헌재가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측은 14일까지 변론기일이 정해진 상태에서 이전 변론 증인으로 나왔던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 15명을 이날 증인으로 추가 신청했다.
채택되는 증인 수에 따라 심리 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헌재가 앞으로 어떻게 심판을 진행하고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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