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교과서 ‘9·9절’ 조작…“남북총선거 거친 합법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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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6-09-09 09:07
입력 2016-09-09 09:07

“북한 대의원 선거에 남한 국민이 참여한 것처럼 조작”서옥식 연구위원 “남한 일부 검정교과서도 북한 주장 인용”

북한이 ‘국경절’ 또는 ‘9·9절’로 부르는 정권수립일(9월9일)은 조선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월10일(쌍십절)과 함께 북한 5대 명절에 포함된다.

북한 교과서는 9·9절을 기술하면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옥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9일 북한 교과서에 무수한 역사 왜곡 사례가 실렸는데 9·9절도 날조됐다고 밝혔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남북한 총선거를 거쳐 수립된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고 가르친다는 것이다.

서 위원은 김정은 집권기인 2013년 개정된 고급중학교 1학년(남한의 고교 1학년) 교과서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대원수님 혁명력사’를 대표 사례로 인용했다.

이 교과서는 1948년 8월 한반도 전역에서 치러진 선거로 뽑힌 대의원들이 그해 9월8일 평양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채택하고 만장일치로 김일성을 국가수반으로 추대했다고 기술했다.

북한 조선통사(1987)와 광명대백과사전(2007), 노동신문 등은 교과서의 개괄적인 기술을 넘어 역사를 왜곡했다.

각종 수치와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1948년 남한 유권자 절대 다수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과 김일성 정권수립을 위한 총선거에 참여했다고 서술했다.

가령, 김일성 교시를 따라 남한에서 치러진 총선거에서 전체 유권자의 77.52%가 투표에 참가해 1천80명의 인민대표를 선출했다고 기록했다. 이들이 뽑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360명은 북한 선출 대의원 212명과 함께 김일성을 국가수반으로 추대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북한 언론들은 한술 더 떠 북한정권 수립일에 서울 등 남한 도시에서 ‘김일성 장군 만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등 구호가 나붙었다고 선전했다. 남한 전역에 인민공화국선포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는 보도도 했다.

이런 기술은 완전히 거짓이거나 크게 과장됐다고 서옥식 위원은 반박했다.

실제로 유엔총회는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북한 주장을 거부하고 1948년 12월12일 총회 결의로 대한민국을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로 승인했다.

박헌영, 홍명희, 김달삼 등 일부 좌익 인사들이 남한에서 뽑힌 자칭 인민대표라며 38선을 넘어 해주 남조선인민대표자회의에 참석한 기록은 있으나 나머지는 명백한 왜곡이다. 남한 전체 유권자의 77.52%인 673만 2천407명이 그런 비밀투표에 참가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다.

서 위원은 일부 한국사 검정교과서가 북한 교과서나 매체의 왜곡된 역사 해석을 그대로 옮겼다는 주장도 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정권 수립이 남북한 총선거를 통해 이뤄져 합법국가인 것처럼 홍보하는데, 작년까지 두산동아 교과서에 이런 주장이 무비판적으로 실렸다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 대의원을 뽑는 선거에 인구비례로 참여, 김일성 정권 출범에 기여한 것처럼 조작한 것”이라며 “이런 황당한 내용이 박근혜 정부 출범 후인 2013년 교육부의 검정을 통과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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