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이장이 뭐길래…선거부정에 ‘분뇨’ 투척까지
수정 2015-01-09 11:19
입력 2015-01-09 11:19
김해시 한림면 병동리 어병마을 주민들은 3명의 후보가 나온 가운데 지난 7일 신임 이장 선거를 실시했다.
당시 1·2·3위는 각각 26표, 24표, 1표를 얻었다.
문제는 투표에 참여한 어병마을 주민은 48명이었지만 투표함에서 총 51장의 투표용지가 나왔다는 점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투표용지 3장이 1·2위 순위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일부 주민들은 부정행위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 간에 고성이 오갔고 이장 후보 가운데 한 명은 마을회관 앞에 소똥으로 추정되는 역한 냄새의 오물을 뿌리기도 했다.
주민들이 의혹을 두고 서로 반목하는 사이 투표함과 투표용지 행방도 현재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민들은 선거를 다시 치를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양산에서도 마을 이장 선거를 두고 부정행위가 벌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중순 치러진 원동면 태봉마을 이장 선거와 관련해 이 마을 주민 일부는 부정투표와 위장전입 행위가 있었다며 같은 달 원동면사무소에 진정서를 냈다.
원래는 투표권을 세대주에게 1표씩 부여하는데 당선자가 자신의 가족들을 각각 다른 세대주로 분리해 투표를 하게 했고, 일부 유권자는 위장전입한 의혹이 있다는 게 진정서의 요지다.
면사무소 측이 중재에 나선 이후인 그 달 31일 주민들은 기존 출마자 두 명이 아닌 새 인물을 이장으로 추대했고, 사태는 마무리됐다.
김해와 양산에서 이장 선거를 둘러싸고 잡음이 벌어진 데 대해 일각에서는 ‘이권 다툼’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김해 어병마을 인근에 조성될 예정인 사이언스파크 산업단지 사업이 본격화하면 각종 민원사항에 대해 이장이 주민 대표로 나서서 사업 시행사 측과 협상을 한다.
일부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이장이 이권을 챙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산 태봉마을도 숙박업 운영과 관련해 이장의 권한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어병·태봉마을뿐만 아니라 개발이 한창인 양산 동면·물금읍 등지에서도 이장 선거를 두고 고소·고발전이 벌어지는 등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시의 한 관계자는 “뭔가 이득을 차지하려고 이장 선거에 나섰다가 말썽이 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기는 한다”며 “다만 마을에서도 원래 대부분 추대 형식으로 이장을 뽑아오다가 선거형식으로 바꾸면서 혼란이 발생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9일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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