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기 4연패에도 크게 웃지 않은 단원고 탁구부
수정 2014-08-08 16:07
입력 2014-08-08 00:00
친구 잃은 슬픔 아직 남아…까르르대는 상대팀과 대조
경기 안산 단원고 탁구부 선수들이 8일 경북 영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47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남녀학생종별탁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부터 4연패다.
단원고 여자 탁구부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다음날 충남 당진에서 열린 종별선수권대회에서도 2연패를 달성했다.
김충용 전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이 시상을 하며 “축하합니다. 제가 축하합니다라고 하면 뭐라고 답해야 하죠?”라고 묻자 선수들은 그제야 활짝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세월호 참사로 친구들을 잃은 슬픔 속에 우승을 하고도 그 기쁨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한 것이다.
단원고는 이날 결승전에서 대송고를 상대로 4-1로 이겼다.
경기 초반 단원고 선수들은 숙연했다. 이따금 기합을 외쳤을 뿐 네트 위를 오고가는 공에만 집중했다.
특히 복식 경기에서는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조차 볼 수 없었다.
오윤정 단원고 탁구부 코치는 “진도 앞바다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2층 관중석에 앉은 학교 관계자들과 경기에 직접 뛰지 않고 관전하는 선수들도 구호없이 이따금 박수만 쳤다.
상대편인 대송고 응원단이 까르르대며 응원하는 모습과 정반대였다.
2시간여 동안 단식과 복식 경기가 연달아 진행되며 점차 승리가 확실해지자 선수들은 조금씩 웃기 시작했다.
관중석의 응원단도 “가볍게”를 외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선수들 뒤에는 항상 오 코치가 있었다.
경기 중반 선수들이 조금씩 뒤처질 때면 오 코치는 “정확한 판단을 해라. 네 박자에 맞춰라. 공을 날카롭게 쳐라. 자신있게 밀어 붙여라”고 호되게 소리쳤다.
마침내 우승을 차지하자 선수들은 오 코치에게 우르르 모였다.
코치와 선수들은 서로 하이파이브를 치고 손을 한데 모아 파이팅을 외쳤다.
단체전 우승 뒤 박세리(17) 선수의 개인전이 이어졌다.
취재진이 박 선수를 향해 “예쁘네요”라고 말하자 오 코치는 “멋있죠. 멋있는 친구에요”라고 답했다.
박 선수는 오는 16일 중국 난징에서 열리는 청소년올림픽에 국가 대표로 참석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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