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들 트위터에 5만 5700건 정치 댓글
수정 2013-10-19 00:12
입력 2013-10-19 00:00
檢亂 초래한 트위터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전날 트위터에서 선거·정치 관련 글을 올리고 퍼나르기 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정원 전 심리전단 소속 직원 4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이들 가운데 3명을 체포해 조사했다. 검찰은 오전 7~8시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가 국정원에서 통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항의하자 석방했다. 국정원 직원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국정원 직원을 수사할 때에는 지체 없이 국정원장에게 그 사실과 결과를 통보하도록 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인터넷 사이트뿐 아니라 트위터에도 특정 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하는 내용을 5만 5689회에 걸쳐 게시했다. 검찰은 이 같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국정원 직원들이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을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공소사실에 추가했다.
검찰은 지난 6월 14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정원 직원의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에서 특정 후보들에 대한 지지·비방 글 320여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 3200만건을 확보, 이 중 수만 건을 중심으로 작성자의 신원을 확인해 왔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수사팀은 구체적인 트위터 활동 단서가 포착되고 신원이 확인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 도피나 증거인멸 전에 서둘러 신병을 확보하려 했다”면서 “이에 대해 윤 지청장이 수뇌부와 사전 논의를 했지만 대검 등에선 댓글 사건과 마찬가지로 선거법 적용이 어렵다는 의견이 내려왔다. 이에 수사가 흐지부지될까 염려한 윤 지청장이 독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정치·선거 댓글 수백 개를 달았다는 것에 대해 청와대와 국정원이 심기가 불편한데, 트위트 댓글이 5만 6000여건이라고 하면 어떻겠느냐”면서 “채동욱 전 총장이 퇴진한 상황에서 관련 내용이 청와대나 국정원에 들어가면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앞서 원 전 원장의 구속영장 청구와 공직선거법 적용을 놓고도 수사팀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3-10-19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