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보다 酒暴
수정 2012-05-31 00:34
입력 2012-05-31 00:00
십수년 취중폭행… 전과 42범 50대 구속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강모(52·전과 42범)씨를 폭행치사 등의 혐의로 30일 구속했다. 강씨는 지난 22일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포장마차에서 H(55)씨와 다툼을 벌이다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사건 당일 포장마차에서 술에 취해 H씨 자리에 앉았다가 “일행이 있으니 다른 자리로 가라.”는 말에 화를 내며 H씨의 가슴을 밀쳐 넘어뜨린 뒤 발로 차 숨지게 했다.
경찰에 따르면 1990년대 초부터 영등포시장 일대에서 생활해 온 강씨는 수시로 인근의 영세한 상가나 식당에 찾아가 밥을 시켜먹고 식대를 치르지 않거나 술에 취해 금품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강씨가 인근 상가와 식당 6곳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피운 사례만 올 들어 73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상인들은 강씨가 행패를 부려도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영등포역 인근에서 20년간이나 노숙하며 술에 취해 주변 노숙자와 포장마차 상인들을 괴롭혀 온 양모(39·전과 52범)씨 등 2명을 상습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도 술을 마시고 공원 등에서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려 온 서모(38)씨를 흉기 상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서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 30분쯤 공원에서 쉬고 있던 손모(52)씨에게 다가가 까닭 없이 폭행하고 소주병을 깨 눈 부위를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술에 취해 행패를 일삼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50년을 함께 살아온 70대 남편이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아내를 살해한 후 암매장까지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30일 부부 싸움 도중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배우자(69)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인근 공원 공터에 유기한 혐의로 김모(7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27일 새벽 2시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인근 자택에서 서로 말다툼하던 중 아내가 “날마다 술만 먹고 뭐 하느냐, 나 한테 해 준 것이 뭐 있냐.”는 등 잔소리를 하자 주먹으로 폭행한 뒤 홧김에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후 아내의 시신을 숨기기 위해 시체를 훼손한 후 오후 11시 30분 인근 공원 공터로 옮겨 암매장까지 했다. 이 사건은 김씨가 아들에게 범행 일체를 털어놓고 아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만 먹으면 잔소리를 많이 해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신진호·김진아·장충식기자
sayho@seoul.co.kr
2012-05-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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