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공문 대신 ‘책’ 펴고 시정 논의
수정 2012-03-07 14:08
입력 2012-03-07 00:00
박원순 시장이 시정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제안한 독서모임 ‘서로(書路) 함께’는 조선시대 왕들의 토론 학습인 ‘경연(經筵)’에서 창안한 것이다.
특정 주제와 관련된 책 3권을 선정한 뒤 한 달에 한 번 관련 부서의 장들이 발제하고 자유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첫 독서모임의 주제는 ‘도시 개발’이다.
이날 독서모임에는 김상범 행정1부시장, 문승국 행정2부시장, 김형주 정무부시장, 류경기 대변인, 기동민 정무수석비서관, 권오중 비서실장 등 시 고위직 간부 12명이 참여했다.
박 시장은 모임 시작에 앞서 “조선시대 왕들의 토론식 학습은 백성의 삶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꼭 필요했던 일”이라며 “시 공무원들에게는 바쁜 일상 탓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에게도 꼭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을 위해 선정된 책은 ‘도시개발, 길을 잃다’, ‘꾸리찌바 에필로그’,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 등 3권이다. 발제는 각각 이건기 주택정책실장, 윤준병 도시교통본부장, 이제원 도시계획국장이 맡았다.
이 실장은 “책에서는 성급히 개발하고 회수하는 한국의 도시 개발방식을 비판하며 진정한 공공 디벨로퍼(developer)가 없다고 지적했다”며 “금융시스템을 개선하고 현재 시행 중인 공공관리자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자동차 없이 경제성장을 이뤄낸 프라이부르크의 사례를 인용하며 “화석에너지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국장은 방음벽, 공동체 없는 아파트 등 서울을 도시답지 않게 하는 요소들을 열거하고 “책을 읽는 동안 도시다움, 더 나아가 서울다움이 어떤 것인지 많은 생각을 했다”고 후기를 밝혔다.
함께 책을 읽은 고위직 공무원들도 자유롭게 각자 소회를 풀어냈다.
김 정무부시장은 “국가에서 도시로, 탈자동차시대로 가는 가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행정2부시장은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무원들의 준비가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류 대변인은 오토바이가 버젓이 운행되는 시내 보도의 운영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3권의 책 모두 읽으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며 “지금의 단계에서 서울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자기 성찰을 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다음 달 열리는 두번째 독서모임의 주제는 ‘협동조합’이다. 책은 ‘몬드라곤에서 배우자’, ‘몬드라곤의 기적’,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로 정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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