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들 통한의 20년… 수요시위 1000회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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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1-12-14 00:30
입력 2011-12-14 00:00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지난 4일 94세 최고령의 박서운 할머니에 이어 13일 김요지 할머니가 87세 나이로 별세했다. ‘하얀 저고리 검정치마 붉은 진달래, 조선 땅의 딸이 오늘 떨어진다. 또 진달래 지다.’라는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피지 못하고 떨어지는 꽃잎이 되었다. 몽우리진 아픔, 맺힌 한을 터뜨리지도 풀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것이다. 정부에 공식 등록돼 있는 234명의 할머니 가운데 생존자는 63명뿐이다. 올해에만 16명이 떠났다. “이대로는 눈 못 감겠다.”고 절규했지만 시간은 멈춰 주지 않았다. 평균 나이가 벌써 86세에 이르렀다. 1992년 1월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도 14일 1000회를 맞는다. 무려 20년간이다. ‘추악한 일본의 역사’를 세상 밖으로 끌어냈지만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우리 정부의 대처도 무기력했다. 그래서 할머니들의 가슴은 더욱 미어지고 아프다. 할머니들은 분명하게 외친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진정성 있는 사과의 말 한마디 그거면 충분하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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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가 지난 12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미리 찍어 둔 자신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회한에 잠겨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가 지난 12일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미리 찍어 둔 자신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회한에 잠겨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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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요지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신화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한 여성이 조문을 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13일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요지 할머니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신화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한 여성이 조문을 하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경기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65번지. 일제강점기에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받은 할머니들의 보금자리 ‘나눔의 집’을 찾았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걸렸다. 시골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안신권 소장을 만났다. 안 소장은 나눔의 집과 붙어 있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국제평화인권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할머니 대부분이 노인성 질환, 성적 질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게 안 소장의 말이다. 일본군의 성 노예라는 참혹한 경험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할머니를 분노케 한다는 것이다. 김화선(85) 할머니는 케이블 채널에서 일본인들의 격투기 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했다.

2011-12-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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