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등록금이 총장부부 파출부 월급
수정 2011-06-20 15:03
입력 2011-06-20 00:00
광주남부서, 예산 횡령 대학 총장·교직원 무더기 적발파출부 인건비에 장학금 횡령까지..일부 대학 도덕적 해이 심각
이들은 학교 돈으로 이른바 파출부(가사도우미) 월급까지 내주고 공사비 부풀리기에다 개인 유흥비 사용 등 물을 쓰듯 흥청망청 썼다.
광주 A 대학 오모 총장 부부의 행태는 상상을 초월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 부부는 지난 2007년부터 4년간 집안일을 돕는 파출부를 고용했다.
월급을 줘야 하는 까닭에 학교 청소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 직원으로 이른바 위장취업을 시켰다.
이 과정에서 학교에서 나간 인건비의 절반만 주고 나머지 5천400여만원은 따로 챙겨 사용했다가 경찰수사에서 적발됐다.
그나마 2년 동안은 아예 용역업체 위장 취업도 하지 않았지만 월급의 절반 가량은 대신 꼬박꼬박 챙겼다.
이 돈은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대부분이다.
이 대학 교직원 오모(45)씨는 외부서 임대한 주차장 댓수를 40대 가량 부풀려 1년간 학교돈 2천400만원을 빼먹었다.
다른 교직원 하모(42)씨도 학교 운영비 등 400여만원을 빼내 개인 비품 등을 사는데 썼다.
교직원 일부는 청소용역 수의계약 대가로 업체로부터 각각 3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총장 관사 파출부 인건비는 해당 과장, 직원 등이 다 알았지만 그대로 결재하는 등 어느누구도 잘못된 비리를 개선할 의지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광주 B 대학교수 김모(48.여)씨와 조교는 지난해 초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육역량강화사업 우수성적에 따라 배당된 장학금을 횡령했다.
경찰은 배당금으로 1천300만원이 왔는데 그 가운데 500만원만 제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는 모두 유흥비 등 으로 탕진했다고 밝혔다.
돈에 눈먼 스승의 비리로 제자 20명은 1인당 65만원씩 돌아가야 할 장학금이 40만원으로 쑥 줄었다.
A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지난해 63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2.9% 올랐다.
광주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20일 “비싼 등록금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고충이 큰데 대학은 총장까지 나서 학생에게 돌아가야 할 돈을 횡령하는 등 벼룩의 간을 빼먹듯 하고 있다”며 “대학 비리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A대학은 총장 등 교직원 9명을, B대학은 교수와 조교 등 2명을 횡령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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