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민노총가입 이후] 정부·노조 합법성 공방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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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9-25 00:30
입력 2009-09-25 00:00

“설립신고 하자 심사” 정부 vs 노조 “불법투표 근거 없어”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등 통합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 가입을 확정하면서 정부와 노조의 ‘불법’ ‘합법’ 공방이 치열하다.

정부는 일단 통합 노조가 민주노총이라는 상급단체에 가입한 것은 법적으로 대응할 근거가 없기 때문에 지난 21~22일 진행된 찬반투표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투표시간 공무원노조법 위반 논란

행정안전부는 노조의 이날 투표가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이 법 제3조 2항은 ‘공무원은 노동조합의 활동을 함에 있어서 다른 법령이 규정하는 공무원의 의무에 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근무시간에 투표를 진행한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김진수 행안부 복무담당관은 “노조 간부들이 ‘근무시간을 피해서 투표에 참가하라.’고 조합원들에게 공지만 했어도 정부는 이번 투표를 문제 삼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에 노조의 각 지부장 등 투표 책임자를 징계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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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가 규정을 과도하게 적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합원들이 투표에 참가하기 위해 근무지를 이탈한 시간은 길어야 10분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용해 민공노 대변인은 “노동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범위와 한계’ 지침과 대법원의 판례는 투표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인해 일정시간 근무지를 떠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공무원노조는 이전에도 관례적으로 근무시간에 여러 투표를 진행했었는데 정부가 유독 이번 투표에만 문제제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설립신고 때도 공방 벌어질 듯

통합 노조가 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할 때도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한 노동부 공공노사관계팀장은 “노동부는 노조가 설립신고를 할 때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노조가 만들어졌는지, 절차상 하자는 없는지 심사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찬반투표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것처럼 ‘대리투표’ 등 불법이 있었거나, 조합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오면 통합 노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또 투표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던 것으로 적발되면 노조 관계자들에게 국가 및 지방공무원법에 명시된 ‘공무원의 품위유지’ 조항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통합 노조는 투표는 공정하고 정당하게 진행됐으며, 정부의 주장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가 제기한 소송도 관심

통합 노조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행위와 고발도 처리 결과가 주목된다. 노조는 행안부가 지난 찬반투표를 앞두고 지자체에 내린 여러 지침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제81조에 명시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한승수 총리와 이달곤 장관이 업무방해 및 직권남용을 저질렀다고 고발했다.

통합 노조가 민주노총 가입을 계기로 집회에 참가하거나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되면 정부는 즉각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부는 국가공무원법(제66조)과 지방공무원법(제58조)상 ‘공무원의 집단행위 금지’ 조항을 근거로 삼는다.

행안부는 지난 7월 민공노 조합원들이 시국선언을 하자 노조위원장 등 16명을 형사고발하고, 105명을 중징계하라고 해당 기관에 통보하기도 했다.

통합 노조 등 공무원 단체는 “공무원들의 시국선언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 권리로 정당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정부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만을 강조해 징계하는 것은 권력 남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09-09-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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