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2세 사망자 절반이 10세이하
수정 2005-02-14 07:06
입력 2005-02-14 00:00
국가인권위원회는 13일 한국인 원폭피해자(1256명)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자녀 4080명에 대한 건강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사망자 299명 가운데 156명(52%)이 10살 이전에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사망원인과 관련해서는, 감염성질환이 28명(9.4%)으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사망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이들이 182명(61%)에 이르렀다.
이와 별도로 전국의 원폭피해 2세 1226명을 상대로 직접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남성의 경우 일반인과 비교해 빈혈 발병률은 88배, 심근경색·협심증 발병률은 81배, 우울증 발병률은 6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일반인보다 심근경색·협심증 발병률이 89배, 우울증 발병률이 71배, 유방양성종양 발병률이 64배 높았다.
이들 가운데 47명에 대해서는 심층면접을 실시했는데, 근골격계 질환자가 18명이며 전신탈모·소양증·종기 등 피부질환자가 9명, 정신질환자가 5명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2.5%는 직업이 없다고 답했고, 일부 응답자들은 “차별이 두려워 원폭피해 2세라는 사실을 숨긴 적이 있다.”거나 “결혼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등 생활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부는 1989년 전국민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피폭자에 대한 본인부담금 가운데 절반을 부담하고 있지만, 원폭피해 2세대의 경우 원폭 피해의 유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치료나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원폭피해 2세의 건강문제에 대해 국가기관이 벌인 최초의 구체적 실태조사라는 점에 큰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2세 이후까지 미칠 건강상의 피해문제에 대해 더욱 정밀한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5-02-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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