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검거로 신고자 안전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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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8-09 07:58
입력 2004-08-09 00:00
“조용하게 와달라고 했는데,너무 소란스러워 솔직히 서운했습니다.”

시민의 신고로 가까스로 경찰관 살해범 이학만(35)씨를 붙잡은 경찰이 검거 과정에서도 허술하게 대응한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씨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주부 박모(48)씨는 8일 5시간 가까이 ‘공포의 시간’을 보낸 뒤 경찰의 ‘무신경한’ 대응을 탓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박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이 이씨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베란다로 들어오라고 내가 손짓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초인종을 누르며 현관을 발로 찼다.”면서 “문을 열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해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고 말했다.박씨는 “자칫 내가 죽을 수도 있으니 조용히 와달라고 아들을 통해 부탁했는데도 베란다로 오지 않고 요란하게 출동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박씨는 급히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가 가까스로 화를 면했다.

같은 빌라에 사는 김모(34)씨는 “빌라에서 50m 정도 떨어진 동네 어귀까지 경찰차 3∼4대가 사이렌 소리를 내며 출동해 주민들이 ‘무슨 일이 생겼냐.’며 내다보기도 했다.”고 전했다.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터진 뒤 주민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이라며 신고를 당부한 경찰이 하마터면 제보시민을 잡을 뻔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4-08-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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