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진호’ 선원, 농해수위 출석…“집사람 쇼크받을까 마스크 써”
수정 2017-11-14 14:53
입력 2017-11-14 14:53
해경청장 “흥진호 선원들 입북·공안 관련 전력 없어”
야당은 흥진호의 나포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며 공세에 나섰고, 여당은 흥진호 사건이 정쟁화되는 걸 경계하며 방어했다.
이날 현안보고에는 흥진호에 타고 있던 선원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정부도 ‘흥진호 선원 간첩 의혹’ 등 항간에 도는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했다.
자유한국당 권석창 의원은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에게 “흥진호가 (지난달) 21일 새벽 1시 30분에 나포됐고 그날 기상 상황으로 볼 때 침몰할 상황이 아니었는데, 나포 가능성을 전제로 수사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 청장은 “관련자의 진술이 원거리 조업 중이고 안전하다는 진술이 있어 그런 판단을 못 했고 나포로 볼만한 정황이 없어 나포를 염두에 두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권 의원이 “전문가가 아닌 제가 봐도 나포 가능성이 큰데 어떻게 그렇게 판단을 하느냐”고 지적하자, 박 청장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같은 당 이완영 의원은 “가족들에게 실종 상황을 통보할 의무가 수협에 있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며 시스템 미비 상황을 지적했다.
그러자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실종 상황이나 나포상황이 발생하면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부분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흥진호 실제 소유자인 고 씨에게 실제로는 지난달 20일 흥진호와 통화했음에도 22일에 통화한 것처럼 거짓 진술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고 씨는 “20일 마지막 통화할 때 ‘어장사고만 났지 다른 별다른 사항이 없고 사흘 조업한 뒤 입항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통상 하루 정도는 제때 위치보고를 못 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보고타임을 놓쳤다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반면에 정부·여당은 항간의 의혹을 해명하는 데 집중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흥진호 선원들이 후포항에 입항했을 당시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던 점 때문에 세간에는 ‘흥진호 선원들은 간첩’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해경은 비공개 보고에서 “선원 1명이 ‘집사람이 우울증이 있어 치료 중인데 배 타는 줄을 모른다. 언론에 나가면 쇼크를 받아 쓰러질 것’이라며 마스크를 요구했고, 이에 다른 선원들도 요구해 마스크 10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흥진호 선원 중 입북 및 공안 관련 전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청장은 “그런 사례가 있는 선원은 없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이 “복어잡이 선원치고 모두 젊다는 의혹도 있다”고 묻자, 박 청장은 “(젊은) 베트남 선원이 있어 평균 연령이 낮아졌지만, (한국 선원들은) 전체적으로는 (다른 어선의 사례와) 비슷한 연령”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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