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받은 文캠프, 안철수를 김정일에 빗대며...
수정 2012-11-17 00:00
입력 2012-11-17 00:00
文 격앙… 몸낮추던 선대위 대대적 역공
야권 단일화 협상 중단사태와 관련,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을 달래기 위해 한껏 몸을 낮추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이 16일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연합뉴스
하지만 곧이어 문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동선대위원장단 및 본부장 회의에서 안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낡은 사고와 행태’란 표현을 쓴 것을 두고 격앙된 반응이 분출되면서 분위기는 급전환됐다.
안 후보 측의 문제제기에 사과를 하며 달래기에 나섰던 문 후보도 이날 오후 오마이TV 인터뷰에서 조목조목 반박하며 ‘작심발언’을 이어가는 등 전면에 나섰다.
시민캠프 공동대표단도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새정치는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안 후보를 직공했다.
안도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안 후보 측이 ‘누구를 빼라’는 식으로 몽니를 부리는데 안 후보는 무엇을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가”라면서 “단일화 협상 중단의 빌미로 민주당 내부 쇄신 문제를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오히려 안 후보 측을 ‘구태정치’로 몰아세웠다.
‘맏형론’, ‘통큰 양보’를 내세워온 문 후보 캠프의 대응 기조가 급선회한 데는 ‘새 정치 대 낡은 정치’의 프레임에 갇힐 경우 ‘구(舊)정치세력’으로 낙인 찍히면서 단일화 여론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선대위원장 회의장 주변에선 안 후보 기자회견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제윤경 공동선대위원장은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정치쇄신을 말할만한 사람인가”라고 반문했다.
전순옥 공동선대위원장은 “제가 영국에 있을 때(유학할 때) 김정일이 원하는 게 뭔지만 알면 문제가 다 풀린다고들 했다”면서 “뭘 원하는지 아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안 후보를 김정일에 빗댄 발언까지 내놓았다.
특히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이 ‘여론조사 +α’를 피하기 위해 구체적 요구사항에 대한 언급 없이 ‘추상적 쇄신’만으로 압박하며 지연작전을 펴고 있다는 의구심도 내비쳤다. 문 후보도 회의에서 “진의를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회의에서 ‘이-박’(이해찬-박지원) 퇴진론을 비롯한 인적쇄신 등 구체적 쇄신책에 대해선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
선대위 핵심 인사는 “이 대표가 물러난다고 한들 안 후보 측이 ‘우리가 원한 게 아니다’며 퇴짜를 놓으면 어떡하냐”고 반문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공동선대위원장단 회의 후 브리핑에서 “단일화의 상대 파트너를 구정치세력으로 규정한 것은 지지자 통합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존중하고 함께 가려는 정신을 공유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최후 결정권을 지닌 후보끼리 만나 풀 것은 풀고 진행할 것은 진행해야 한다”며 후보간의 조속한 회동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구정치세력으로 규정한 것은 모욕적”이라고 했다.
공동선대위원장단은 이날 총사퇴 입장을 전달했으나 문 후보는 이를 만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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