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 학파는
수정 2010-06-07 00:34
입력 2010-06-07 00:00
철학을 자기구원·쾌락 얻기위한 삶의 도구로
스토아주의 철학은 철학자가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수련 덕목들을 다룬다. 그래서 종종 가벼운 ‘어록’이나 ‘덕담집’으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철학은 일상과 동일한 지평에서 구체적인 ‘연장’으로 작동한다. 이 연장을 손에서 놓지 말고 열심히 일상을 단련하라는 것이 스토아철학자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이 말을 확인하고 싶다면, ‘명상록’과 더불어 에픽테토스의 어록이나 세네카의 서간집을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흔히 스토아학파를 ‘금욕주의자’로 명명하는데, 이들이 주장한 ‘금욕’은 강제적 법칙이나 규율과 무관한, 자기구원과 쾌락에 도달하기 위한 자율적인 ‘삶의 기술’(ars vivendi)이었다. 이들에게 철학하기란 단지 ‘생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변형하는 문제, “한 번도 되어 본 적이 없는 자신이 되는”(푸코) 문제다. 누구도 운명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운명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나의 모습은 내가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자유고, 이것이 철학해야 하는 이유다.
세네카는 이렇게 말한다. “네가 원하는 대로 사태가 일어나도록 하고자 힘쓰지 말라. 그저 일어나야 할 방식대로 일어나기만을 바라라. 그리하면 행복하리라.”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2010-06-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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