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브런치] 욕실 때 지우려다 건강도 지우는 표백제… 창문 열어라

유용하 기자
수정 2019-10-04 09:10
입력 2019-10-03 22:34
캐나다 토론토대 제공
캐나다 토론토대, 미국 버크넬대 화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실내 청소나 소독에 많이 사용되는 표백제를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곳에서 사용할 경우 심각한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3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환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기술’에 실렸다.
실내 소독과 곰팡이 제거에는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을 주성분으로 하는 염소계 세제가 많이 쓰인다. 흔히 ‘락스’라고 불리는 염소계 세제는 사용할 때 일부가 염소가스나 차아염소산(HOCl)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진다. 락스로 청소를 할 때 코를 톡 쏘는 독특한 냄새가 바로 염소가스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염소가스가 다른 개인위생용품이나 방향제에 쓰이는 리모넨 같은 화학물질과 반응하면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로 변해 실내 공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리모넨은 오렌지나 레몬향을 내는 데 사용되는 화합물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공기 중에서 리모넨과 차아염소산, 염소가스가 만나면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키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이들 화합물은 실내 먼지 같은 다른 오염물질들과 만나서 VOCs나 2차유기에어로졸(SOAs)을 만들어 내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햇빛이 잘 비치거나 조명이 켜진 상태에서는 이런 화학물질 합성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이 확인됐다. VOCs나 SOAs는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공기오염물질로 새집증후군이나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글러스 콜린스 버크넬대 화학과 교수는 “실내에서 표백제를 사용할 때는 창문을 열거나 환풍기를 틀어 놔 환기를 시켜야 건강상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9-10-04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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