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 스키장은 유토피아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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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기자
수정 2026-11-06 00:55
입력 2026-11-06 00:55

건축설계그룹 BIG 국내 첫 기획전

코펜하겐 소각장 스키장 유명세
내년 2월까지 ‘머티리얼리즘’ 개최
설립자 잉겔스 “꿈의 공간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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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지’(BIG) 창립자 비야케 잉겔스가 5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BIG가 설계한 건축물의 모형을 설명하고 있다.
‘비아이지’(BIG) 창립자 비야케 잉겔스가 5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BIG가 설계한 건축물의 모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 전통을 수용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미래를 구현해 가는 나라입니다. 제가 추구하는 ‘유토피아 실용주의’와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덴마크의 쓰레기 소각 및 열병합 발전시설 지붕에 스키 슬로프와 하이킹 시설을 설치한 ‘아마게르 바케’, 일명 ‘코펜힐’을 설계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건축 설계 그룹 ‘비아이지’(BIG) 설립자 비야케 잉겔스(52)는 5일 서울 중구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이같이 밝혔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 ‘인셉션’처럼 꿈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장면을 현실에 구현하는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축가 중 한 명이다. 주차 구조물 위에 세대마다 넓은 정원과 조망을 가진 테라스형 주택을 설치한 코펜하겐의 ‘더 마운틴’(The Mountain)이나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서쪽에 고층 타워와 중정형 주거를 결합한 피라미드 형태의 ‘비아 57 웨스트(VIA 57 West)를 구글링해 보면 잉겔스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잉겔스는 BIG의 첫 국내 기획전 ‘머티리얼리즘’(Materialism) 개막에 맞춰 내한했다. 그는 오랫동안 천착해 온 ‘유토피아 실용주의’를 주제로 서울시청에서 한 특강에서 “유토피아는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완벽함이고, 실용주의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기 때문에 모순된 개념”이라며 “모순된 개념을 하나로 만들어 우리가 꿈꾸는 공간을 현실에서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유토피아 실용주의’”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 재료와 방식으로 미래적 레시피를 만들어 내는 K-푸드나 산업 발전에 이어 문화적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는 한국은 혁신적 에너지와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최근 한국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BIG가 설계한 코펜힐(2019년 준공)은 연간 40만t을 처리하는 소각장 지붕에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인조잔디를, 외벽에는 암벽등반 시설을 설치하는 기발함으로 주목을 받았다. 스키나 하이킹을 즐기러 온 어른과 아이들이 슬로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한쪽 벽은 통유리로 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폐기물 에너지 발전소라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신뢰를 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사람들이 꺼리는 시설을 믿게 만들려면 구구절절 설명할 게 아니라 일단 초대하라는 식이다. 오랜 세월 소각장과 발전소를 혐오 시설로 받아들여 갈등을 겪은 우리에게 그의 발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도시건축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은 7일부터 2027년 2월까지 열린다.

글·사진 박재홍·송현주 기자
세줄 요약
  • 비야케 잉겔스, 서울서 유토피아 실용주의 강연
  • 코펜힐 등 사례로 꿈의 공간 현실화 설명
  • 한국의 전통·미래 결합 가능성 높이 평가
2026-11-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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