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 “DMZ너머 적은 핵무장, 10분의 여유도 없다”…한반도 연합시스템 차질 지적 [배틀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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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1-02 11:36
입력 2026-11-02 11:22
세줄 요약
  • 한미 연합작전 정보공유·지휘통제 연동 미흡 지적
  • 북한 핵·미사일·전자전 위협, 초단위 대응 촉구
  • 동맹군 감시·타격 연결하는 킬웹 구축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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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그가 제시한 지도. AFCEA 유튜브 캡처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그가 제시한 지도. AFCEA 유튜브 캡처


[배틀라인 3줄 요약]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 연합군의 정보공유와 지휘통제체계 연동이 미흡하다며 신속한 표적정보 공유와 연합작전을 위한 킬웹 구축을 강조했다.
●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의 핵·미사일과 극초음속무기, 무인기, 사이버전력에 더해 서해 GPS 교란 등 전자전 위협을 거론하며 한반도에는 10분의 여유도 없다고 경고했다.
● 미국이 인도태평양 동맹군의 감시·타격체계 연동을 확대하면서 한국군이 제공한 군사정보의 제3국 공유와 한반도 밖 군사작전 활용 범위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국군 레이더가 순항미사일을 탐지했는데, 미군에 정보를 보내려면 담당 장교가 추적정보를 별도 채팅창에 복사해 붙여 넣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 연합체계의 정보전달 문제를 설명하며 제시한 가정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국방전자통신협회(AFCEA) ‘테크넷 인도태평양 2026’ 기조연설에서 한국군의 전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미 연합작전에는 정보공유와 지휘통제체계 연동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군이 우수한 레이더와 장거리 화력체계, 탄도미사일 방어전력을 갖추고 있고 미군과 매일 훈련하고 있다면서도 “상호운용성 부족에서 마찰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언어 장벽과 낡은 보안등급 분류 규정이 정보공유를 가로막고 있으며, 한미 장교들이 같은 연합작전센터에서 서로 다른 화면과 작전상황도를 보는 상황도 거론했다.

“한국군 최강이지만 상호 운용성 높여야”…‘킬웹’ 구축 주문브런슨 사령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실시간 자동번역과 정보 통합을 강조했다. 양국군이 수집한 전술정보와 레이더·표적정보를 종합해 지휘관들에게 동일한 공통작전상황도(COP)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최종 작전 판단은 지휘관이 내리되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적 탐지부터 타격까지 이어지는 킬체인의 소요시간을 수시간·수분에서 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군 레이더가 순항미사일을 탐지하면 추적정보를 수분이나 수초가 아닌 밀리초 단위로 한미 연합작전망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이 제시한 해법은 한국군과 미군, 나아가 인도태평양 동맹군의 감시·지휘통제·타격체계를 연결하는 ‘킬웹’(Kill Web) 구축이다. 그는 미국만을 위한 첨단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동맹국을 연결하는 공동의 데이터 중심 킬웹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킬웹은 여러 감시정찰자산과 지휘통제체계, 타격수단을 그물망처럼 연결하는 작전개념이다. 기존 킬체인이 표적 탐지·식별·결심·타격·효과평가로 이어지는 절차라면, 킬웹은 다양한 감시자산과 무기체계를 연결해 상황에 맞는 대응수단을 선택한다. 일부 통신망이 끊기더라도 다른 경로로 정보를 전달하고 표적 타격 능력을 유지하도록 설계한다.

한국군도 2023년 3월 발표한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에서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체계의 작전개념을 킬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북한 핵·미사일 체계를 발사 전후에 교란·파괴하고, AI 기술로 표적과 대응수단을 분석해 상황에 맞는 타격수단을 선택한다는 구상이다. 정밀타격뿐 아니라 사이버·전자전 등 비물리적 수단도 포함됐다.

한국군이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중심으로 킬웹을 추진하는 가운데 브런슨 사령관은 인도태평양 동맹군 사이의 정보공유와 지휘통제체계 연동을 강조했다. 각국이 수집한 표적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연합작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개선하라는 요구다.

北 겨냥 “핵무장한 적, 생존 초단위 결정”…서해 GPS 교란·통신망 마비 우려브런슨 사령관이 한미 연합작전망의 개선을 요구한 데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한반도의 심각한 전자전 환경도 작용하고 있다.

그는 비무장지대(DMZ) 너머 북한의 핵무장과 러시아 파병, 탄도미사일·극초음속무기·무인기·사이버전력을 거론했다. 북한군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해 실전 경험을 쌓고 있으며, 미사일과 무인기 등 다양한 공격수단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반도 작전구역에는 “10분의 여유도 없다”며 탄도미사일이나 극초음속무기, 저고도로 침투하는 무인기에 대응하려면 초 단위로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브레이킹디펜스에 따르면 그는 한반도를 전자전이 가장 치열한 지역 중 하나로 꼽았다. 적대세력이 매일 전자공격 훈련을 실시하고, 서해에서 위성항법장치(GPS)를 교란하며 미군의 서버와 감시센서, 통신망을 무력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완벽한 위성통신과 무제한 통신용량, 끊김 없는 광통신망에 의존하는 장비라면 한반도에서 48시간도 버티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는 단파(HF) 무선통신과 저궤도 위성통신, 지상 메시망 등을 활용해 통신경로를 다양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통신망이 적의 전자공격으로 끊기더라도 다른 경로로 지휘명령과 작전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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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제시한 지도. AFCEA 유튜브 캡처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제시한 지도. AFCEA 유튜브 캡처


서울·도쿄·마닐라 ‘전략적 삼각형’…한국군 정보 활용 범위 쟁점브런슨 사령관은 이러한 연합작전망의 중요성을 인도태평양 지도에서도 설명했다.

그는 북한 평양과 중국 베이징,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가 표시된 지도를 띄우고 서울·도쿄·마닐라를 잇는 ‘전략적 삼각형’을 제시했다. 세 도시는 모두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동맹국의 수도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4월에도 한국과 미국, 일본, 필리핀의 군사역량을 연결하는 지역 킬웹 구상을 제시했다. 북한과 대치하는 한반도의 군사적 중요성에 더해 중국·러시아를 고려한 인도태평양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해 온 것이다.

이번 연설에서도 동맹군의 감시·타격체계 연동을 강조했지만 한국·일본·필리핀의 군사정보망을 연결할 구체적인 구축사업이나 한국군의 참여 범위는 제시하지 않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보호해야 할 군사정보가 있다면서 “국가 데이터 주권과 동맹의 데이터 공유는 상충되는 우선순위가 아니라 서로를 강화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가 지나갈 때까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방식은 해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군사정보마다 보안등급과 열람 권한을 따로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정보망 전체의 접근을 허용하거나 차단하는 대신 동맹국이 필요한 정보에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국군이 제공한 정보의 사용처는 별도로 정해야 한다. 북한 미사일 대응을 위해 수집한 감시정보를 미국이 일본·필리핀 등 다른 동맹국에 다시 제공할 수 있는지, 중국·러시아와 관련된 한반도 밖 군사작전에도 활용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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