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위협하는 아들 살해한 의대교수…징역 4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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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29 21:03
입력 2026-10-29 20:56
세줄 요약
  • 흉기 위협 아들과 몸싸움 끝 살해 사건
  • 대법원, 의대교수 징역 4년 확정 판결
  • 살인의 고의 인정, 양형 사정은 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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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피고인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DB
법원·피고인 자료 이미지. 서울신문DB


“아들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흉기를 들고 찾아온 30대 아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아들을 살해한 60대 의과대학 교수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법원은 아들로부터 폭행과 살해 협박을 당한 상황은 인정하면서도, 아들이 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범행한 만큼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29일 법조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의대 교수 A(64)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 1일 확정했다.

사건은 지난해 9월 A씨의 집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를 찾아온 아들은 흉기를 들고 “죽여버리겠다”며 약 1시간 동안 아버지를 위협했다. 아들은 A씨를 폭행하기도 했다. 결국 두 사람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A씨는 깨진 그릇으로 아들을 찔러 숨지게 했다.

부자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A씨는 아들이 학창 시절 비행을 저지르자 훈육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관계가 악화했다. 이후 A씨는 아내를 통해 아들에게 생활비를 전달할 뿐 직접 연락하지 않는 등 거리를 두고 지냈다.

갈등은 지난해 A씨의 아내가 사망하면서 더욱 깊어졌다. 아들은 어머니가 아버지 때문에 숨졌다고 주장했다. 아버지가 상속 재산을 독차지하려 한다는 의심도 품었다. A씨는 아들과의 접촉을 피했지만, 아들은 결국 흉기를 들고 아버지의 집을 찾아갔다.

재판에서 A씨는 아들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들의 폭행과 협박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깨진 그릇으로 사람을 찌르면 치명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일반인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현직 의대 교수인 A씨라면 그 위험성을 더욱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가 “아들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를 부정하는 말이 아니라 범행 동기를 설명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를 양형에 반영했다. 아들이 먼저 폭행과 협박을 가했고, A씨가 극도의 공포를 느낀 상황에서 충동적이고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점을 참작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피해자의 폭언과 폭행 등을 인내하면서 부친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유일한 유족인 피고인의 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일관되게 밝힌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1심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해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보고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징역 4년 형이 최종 확정됐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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