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이마에 써붙이고 다녀라” 수술하고 노약자석 앉았다 ‘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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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수정 2026-10-27 17:17
입력 2026-10-27 15:16

“수술했다” 말했는데도 비아냥·폭언
“휴대전화 내려쳐 치아 다쳤다”…경찰 신고
여전히 ‘경로석’…임신부·아픈 청년 앉았다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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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받아 출혈 위험이 있는 여성 A씨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교통약자석에 앉았다 한 노인 여성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A씨의 사연을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구현한 이미지.
수술을 받아 출혈 위험이 있는 여성 A씨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교통약자석에 앉았다 한 노인 여성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A씨의 사연을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구현한 이미지.


지하철 노약자석에 노인이 아닌 임신부나 몸이 아픈 청년이 앉았다가 자리 양보를 강요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수술을 한 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노약자석에 앉았다는 이유로 노인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3일 서울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며 교통약자석에 앉았다가 노인 여성에게 폭언을 듣고 부상까지 입었다.

A씨는 부인과 수술을 받은 뒤 병원으로부터 출혈 위험이 있으니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A씨는 교통약자석에 앉아 귀가하고 있었는데, 교통약자석 옆에 서 있던 한 노인 여성이 자신을 향해 “노약자세요? 임신부세요?”라며 비아냥댔다고 전했다.

A씨가 “방금 수술했다”고 말했지만, 노인 여성은 폭언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A씨가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노인 여성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노인 여성은 A씨의 휴대전화를 손으로 쳤다.

A씨는 떨어지는 휴대전화에 치아를 부딪쳤다. 노인 여성은 “어디 사진을 찍으려고 그래, 건방지게”라고 외쳤다.

주변 승객들은 노인 여성을 향해 “어른이라고 그러면 안 된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아픈 사람한테 왜 저러는 거야”라며 제지했다. 이에 노인 여성은 손가락으로 자신의 이마를 가리키며 “아프면 아팠다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녀라”라고 쏘아붙인 뒤 지하철에서 하차했다.

A씨는 치아가 손상돼 치과에서 교정 치료를 받았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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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받아 출혈 위험이 있는 여성 A씨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교통약자석에 앉았다 한 노인 여성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자료 : JTBC
수술을 받아 출혈 위험이 있는 여성 A씨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교통약자석에 앉았다 한 노인 여성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자료 : JTBC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은 교통약자를 장애인, 고령자, 임신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노인뿐 아니라 A씨처럼 수술 등으로 몸이 불편한 사람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교통약자석에 앉을 수 있도록 배려받을 수 있다.

노인뿐 아니라 교통약자라면 누구나 배려받을 수 있도록 과거 ‘노약자석’이었던 명칭이 2005년 ‘교통약자석’으로 바뀌었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노약자석’ 내지는 ‘경로석’이라는 인식이 굳어 있다. 이 탓에 임신부나 몸이 불편한 청년이 앉았다가 노인에게 자리 양보를 강요받는 일이 부지기수다.

만삭 때까지 서울 지하철 4호선 하행선을 타고 출근했다는 회사원 A씨는 “임신부 뱃지를 가방에 달고 교통약자석에 앉으면 어르신들이 내 앞에 서서 계속 쳐다보거나 내 발등 위에 짐을 내려놓고, ‘언제 내리냐’고 말을 거는 등 눈치를 주는 일이 많았다”면서 “이런 일을 겪기 싫어 출근 시간을 1시간 가까이 앞당겨 지하철 일반 좌석에 앉아서 갔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교통약자는 약 161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1.5%를 차지한다. 국민 10명 중 3명이 교통약자인 셈인데, 이에 비해 지하철 내 교통약자석과 임신부석, 휠체어석이 부족함은 물론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라 기자
세줄 요약
  • 수술 직후 교통약자석 착석, 노인 여성과 충돌
  • 폭언·휴대전화 가격, 치아 손상과 치료 발생
  • 교통약자석 인식 부족과 배려 문화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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