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면 낫는다더니”…우리 아이 식품 알레르기, 왜 오래갈까

이현정 기자
수정 2026-10-26 13:09
입력 2026-10-26 12:32
아동 1518명 만 7세까지 추적 관찰
59명 태반 분석…유전자 조절 특성 차이
알레르기 지속 땐 천식 진단율 15%
식품 알레르기 없는 아이들의 6.5배
“크면 괜찮아진다.”
우유를 마시면 입술이 붓고 달걀을 먹으면 온몸을 긁는 아이를 둔 부모들이 흔히 듣는 위로다. 실제로 영유아기 식품 알레르기는 자라면서 자연스레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아이는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돼도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까. 국내 연구진이 그 실마리를 태반에서 찾았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아동 1518명을 만 7세까지 추적 관찰한 ‘호흡기·알레르기질환 출생 코호트’ 분석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대다수인 1364명은 식품 알레르기가 없었고 영유아기에 생겼다가 일찍 호전된 아이는 76명이었다. 반면 63명은 만 7세까지 알레르기가 계속됐다. 비교적 늦게 호전된 아이는 15명이었다.
연구진은 원인을 찾기 위해 출생 당시 보관한 아동 59명의 태반을 분석했다. 단서는 유전자 활동을 조절하는 ‘스위치’에 있었다.
유전자가 ‘설계도’라면 이 설계도를 얼마나 읽어 쓸지 조절하는 방식 중 하나가 ‘DNA 메틸화’다. 분석 결과 알레르기가 만 7세까지 지속된 아이들은 알레르기가 없거나 일찍 호전된 아이들보다 태반 속 특정 유전자 2개의 메틸화 수준이 높았다. 출생 당시부터 유전자 조절 특성에 차이가 있었던 셈이다.
성장 과정의 면역 반응에서도 차이가 났다. 알레르기가 지속된 아이들은 만 3세와 7세 때 알레르기 염증 관련 물질이 식품 알레르기가 없던 아이들보다 많았다. 과도한 면역 반응을 진정시키는 ‘면역 브레이크’ 물질은 만 3세 때 비교적 늦게 호전된 아이들과 비교해 적었다.
음식 알레르기를 오래 앓은 아이들은 천식 진단 비율도 높았다. 만 7세에 천식 진단을 받은 비율은 식품 알레르기가 지속된 집단에서 15%로, 식품 알레르기가 없던 아이들(2.3%)의 약 6.5배였다.
연구책임자인 홍수종 국립중앙의료원 교수는 “식품알레르기는 모든 아이에서 같은 경과를 보이는 질환이 아니다”라며 “태반의 후성유전학적 특성과 이후의 면역조절 이상이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알레르기가 오래갈 위험이 큰아이를 조기에 가려내 관리하는 고위험군 중심의 예방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Allergy)에 지난 9월 온라인 게재됐다.
이현정 기자
세줄 요약
- 아동 1518명 추적, 식품 알레르기 경과 차이 분석
- 지속군 태반서 특정 유전자 메틸화 수준 높게 확인
- 면역 염증 물질 증가, 천식 진단 비율도 높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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