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감자튀김 사진만 봐도 뇌가 ‘들썩’ [사이언스 브런치]

유용하 기자
수정 2026-10-25 17:30
입력 2026-10-25 17:30
세줄 요약
- 초가공식품 섭취와 뇌 보상회로 반응 분석
- 음식 사진에 배측 선조체 더 강한 활성 확인
- 반응 강할수록 1년 뒤 BMI·체지방 증가
초가공식품은 첨가물과 정제 성분을 배합해 맛이 강하게 끌리고 간편하며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과자, 탄산음료, 라면 같은 식품이다. 집에서 요리할 때는 잘 쓰지 않는 인공감미료, 색소 등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미국 어린이들은 하루 섭취 열량의 평균 67%를 초가공식품에서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초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할수록 비만, 당뇨, 심혈관질환, 우울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뇌의 보상 네트워크가 이런 위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의대 연구팀은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아이일수록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볼 때 보상과 동기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 더 강하게 반응해 체지방 증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 10월 24일 자에 실렸다.
챗GPT 생성 이미지
연구팀은 당뇨와 비만 위험을 장기 추적하는 ‘브레인차일드’ 연구에 참여 중인 7~10세 남녀 어린이 46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참여 어린이는 모두 연구 시작 시점에는 정상 체중이었다. 연구팀은 연구 시작 시점에 어린이가 쿠키나 감자튀김처럼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을 보는 동안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를 촬영했다. 동시에 평소 식단, 체질량지수(BMI), 체지방률, 허리둘레를 측정했다. 1년 뒤 BMI, 체지방률, 허리둘레를 다시 측정했다.
그 결과 초가공식품을 더 많이 먹는 어린이일수록 보상과 동기에 관여하는 뇌 영역인 배측 선조체가 음식 사진에 더 강하게 반응했다. 배측 선조체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는 아이일수록 1년 뒤 BMI와 체지방률도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은 어린이는 연구가 끝날 무렵 허리둘레, BMI, 체지방률이 모두 컸다. 아이들이 초가공식품을 더 많이 먹을수록 뇌가 음식 관련 신호에 더 민감해질 수 있음을 이번 연구는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캐슬린 페이지 USC 교수(내과·소아과학)는 “아이들의 뇌는 아직 발달하고 있고 생활 습관이 자리 잡는 중이며 음식 취향도 만들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뇌가 음식과 식품 환경에 매우 민감한 중요한 시기”라며 “이번 연구는 더 건강하고 가공을 최소화한 식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식품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페이지 교수는 “식단을 바꾸는 책임을 가족과 아이들에게만 지워서는 안 된다”며 “초가공식품은 구하기 쉽고, 값싸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이기 때문에 식단 개선을 위해서는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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