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일 날 선 위협에… 정부도 ‘확성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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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 기자
수정 2026-10-23 00:47
입력 2026-10-23 00:04

北 “수일 내 재개” 南 “비례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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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 위로 기러기 떼가 줄지어 날아가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대남 확성기 재가동을 거듭 예고했다. 연합뉴스
22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 위로 기러기 떼가 줄지어 날아가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대남 확성기 재가동을 거듭 예고했다.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총무부장이 대남 확성기를 수일 내 재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국방부는 “비례적 조치”를 언급하며 대북 확성기 카드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대응했다. 하지만 남북의 확성기 전쟁이 재연될 경우 접경 지역 주민의 피해 등이 막심한 만큼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부장은 22일 담화를 발표하고 “전 국경선에서 우리의 새로운 대응수단들은 임무대기태세에 들어갈 것”이라며 “대한국 확성기들도 수일 안으로 대기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연일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에 대한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문제 삼으며 대남 확성기 재개를 언급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담화에서 대남 확성기 재개를 처음 언급한 데 이어 전날에는 10월 중 전 국경선에서 가동하겠다고 했다.

김 부장은 전날 청와대 국방정책특별보좌관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을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횡설수설 말고 입을 당장 닥쳐야 한다”고도 비난했다. 그는 “적반하장이란 말의 뜻도 모르고 송사리 같은 자가 무책임하게 지껄이고 있다”며 “총 한 방 쏘지 않은 사람들에게 총질을 해대며 도발을 한다고 떠드는 것을 보고 적반하장이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병적인 객기로 순간이나마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실수’라도 범한다면 그때에는 모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측의 잇단 위협에 군 당국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는 모습이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재개 시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는 것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뭔가를 한다면 우리도 당연히 비례적 조치가 있어야 되지 않나”라고 답했다.

통일부 관계자도 대북 방송 재개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아직 확성기를 틀지 않았기 때문에 관계부처와 함께 검토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던 확성기 문제를 먼저 꺼내 든 것은 ‘남남 갈등’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이 대남 방송을 재개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이미 철거한 대북 확성기를 재설치하고 방송을 재개하긴 쉽지 않다.

더욱이 북한군이 받는 대북 심리전의 영향보다, 대남 방송에 따른 우리 접경 지역 주민들의 피해와 이를 둘러싼 갈등이 더 커 남북 확성기 대결을 ‘비례적 조치’라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북한도 실익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국경화 작업을 빠르게 완성해야 하지만 대남 확성기 가동을 위해서는 운용 및 유지 보수에 상당한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여기에 MDL 일대의 긴장도가 높아지면 북한 입장에선 국경화 작업 자체를 이어 가기 쉽지 않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소음 방송으로 인해 남북 양측 군의 인원 간 상호 음향·시각적 오인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지도부가 의도하지 않은 수준의 고강도 군사적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군사적 대응과 별개로 외교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외교부는 차지훈 주유엔대사가 이날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지뢰의 폭발 사건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폭발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으로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임을 설명하고 북한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긴장 고조 방지와 신뢰 회복을 위한 대화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한은 의장이 접수한 뒤 수일 안에 안보리 이사국들이 회람하고, 안보리 웹사이트에 게재된다.

이주원 기자
세줄 요약
  • 북한, 대남 확성기 재개 예고로 긴장 고조
  • 국방부, 비례적 조치로 대북 확성기 검토
  • 접경 주민 피해·오인 충돌 우려 확산
2026-10-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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