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방화범, “특허 사기” 주장만 반복…오늘 구속 기로

유승혁 기자
수정 2026-10-22 14:55
입력 2026-10-22 14:47
2차 조사 묵비권… 경찰, 범행 동기 규명 난항
영장에 주거 불분명·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구속 갈림길… 서울중앙지법서 구속 결정
경찰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피의자의 정신 병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피의자가 조사에서 추가 진술을 거부하면서 구체적 범행 동기와 고의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한 70대 남성 A씨의 의무기록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자신이 불을 지른 특허 법인이 종이 등록증을 발급하지 않고 허위로 특허를 등록해 자신을 속였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경찰 확인 결과, A씨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한 관련 권리는 국내외에 모두 A씨 명의로 정상 등록돼 있다. 해외 특허 등록증은 종이 형태로 발급되지 않는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종이 등록증을 받지 못한 데 장기간 불만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점, 경찰이 특허 관련 사기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범행을 실행한 점, 자택에 종이 등록증을 여러 장 걸어두는 등 집착을 보인 점을 고려해 정신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체포 당일인 지난 20일 1차 조사에서 “그들(특허법인 관계자)에게 겁을 주고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며 범행을 대체로 시인했다. 특허법인 측이 자신에게 사기를 쳤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범행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수서경찰서를 나서면서도 ‘죽이려고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뭘 죽이려고 해, 겁주려고 했지”라고 답했다. 이어 “사기 치는 분을 세상에 알리려고 (방화했다). 이 나라에서 사기꾼을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특허 법인에 사기를 당했다는 주장 외에는 21일 2차 조사부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해당 주장 외에는 더 이상 진술하지 않아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당일 주택 계약 종료를 통보한 점과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주거 불분명과 도주 우려를 구속영장 신청 사유로 제시했다. 범행 도구를 모두 버린 점도 증거인멸 우려의 근거로 들었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경찰은 의무기록 확보와 추가 수사를 통해 정신 병력 여부와 범행 당시 고의성을 확인하고, 살인미수 등 추가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유승혁 기자
세줄 요약
- 역삼동 빌딩 방화로 19명 부상, 구속영장 신청
- 피의자, 특허 사기 주장만 반복하며 진술 거부
- 경찰, 정신 병력·고의성·도주 우려 집중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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