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진압은 되레 ‘불쏘시개’… 화만 키우는 프랑스 공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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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수정 2026-10-22 00:41
입력 2026-10-22 00:41

주말 시위에 군 병력 투입 예고

최루탄·섬광탄 동원에 부상 속출
미성년자 골절·신체 절단 사고도
정부 강경 기조에 반발만 거세져
NYT “시위대 결집 명분 만든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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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뜬 기마경찰
파리에 뜬 기마경찰 프랑스에서 열악한 교육 환경과 치솟는 생활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간) 기마경찰이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파리에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파리 AFP 연합뉴스


프랑스 시위 사태에서 경찰이 최루탄과 섬광탄 등을 동원하며 미성년자 중상자가 잇따르자 과잉 진압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유의 시위 문화만큼 유명한 공권력의 강경 대응은 경찰을 ‘국가의 도구’로 보는 프랑스 공화정의 철학에서 비롯됐으며, 오히려 시위를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 악순환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작된 학생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경찰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가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4세 소년이 2m 앞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턱뼈가 부러지고, 경찰의 섬광탄 폭발로 미성년자 시위대의 신체가 절단되거나 시력을 잃는 등 사례가 이어졌다. 섬광탄은 강한 섬광과 엄청난 소음을 발생시켜 감각을 교란하는 장비로, 위험성이 수차례 지적돼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의 강경 진압 기조가 “나폴레옹 시대 중앙집권 국가 체제와 공화정의 정치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다른 서유럽 국가들과 달리 프랑스는 경찰을 ‘국가의 도구’이자 ‘권력의 대리인’으로 간주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대규모 시위 과정에서 공권력이 강경 대응하는 사례가 반복되며 악순환을 초래해왔다. 군대식 진압이 평화 시위대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고 급진 세력은 더욱 폭력적인 전술로 맞서며 시위가 ‘전쟁’으로 번지는 결과를 낳고 만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도 “10대 청소년들에 대한 경찰의 (과잉) 조치는 소요를 진정시키기는커녕, 전국적으로 학생과 성인들이 더욱 결집해 시위를 벌일 또 다른 명분을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는 그간 지속적으로 프랑스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 문제를 지적해왔다. 이 같은 비판에 따라 2019년 ‘노란 조끼’ 시위 당시 사용된 폭발형 수류탄 등이 단계적으로 금지됐지만, 섬광탄과 같은 대체 장비가 도입돼 위험성을 다시 키우고 있다.

이번 시위 사태에서는 정부의 ‘오판’도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으로 지목된다. 프랑스24는 “당국이 지난 주말 시위 참가자 수를 약 20만명으로 추산했는데, 실제로는 50만여명이나 됐다”며 “당일 배치된 6만명의 경찰 인력이 대규모 군중을 감당하기 어려웠고 일부 지역은 통제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주말 시위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공화국을 무너뜨리려 한 자들은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정부는 오는 24일 예고된 시위에 군 병력까지 동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내부 보안군의 대체 인력으로 상티넬(군의 대테러 경계 작전) 병력을 투입하겠다”며 “경찰과 헌병대가 질서 유지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의회에 출석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이번 시위 배후에 극좌 세력이 있다며 오는 주말 시위에 경찰력을 “대규모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세줄 요약
  • 학생 시위 확산 속 경찰 과잉 진압 논란
  • 최루탄·섬광탄 사용에 미성년자 중상 속출
  • 강경 대응이 반발과 결집을 키운다는 지적
2026-10-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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