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도, 조직검사도 헷갈리던 피부암·전암 병변, 명확히 구분”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21 16:05
입력 2026-10-21 16:05
삼성서울·경북대병원 연구팀, 보웬병-보웬양 광선각화증 감별 예측모델 개발
임상·병리학적 특징 다각도 분석 가능…‘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 신지평 열어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박지혜 교수와 경북대병원 피부과 김준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대표적인 표피 내 암종인 ‘보웬병(Bowen’s disease)’과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가진 전암성 질환인 ‘보웬양 광선각화증(Bowenoid actinic keratosis)’의 임상적·병리학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두 질환을 높은 정밀도로 구분해내는 ‘진단 예측모델’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보웬병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 내에 암세포가 국한되어 발생하는 피부암의 일종으로, 흔히 ‘제자리암(Carcinoma in situ)’이라 불린다. 반면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향후 흉악한 성질의 피부암으로 발전할 위험을 안고 있는 전암성 병변이다. 문제는 이 두 질환이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붉은 반점이나 껍질이 벗겨지는 듯한 각질 형태로 나타나는 등 임상적 양상이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피부 조직을 일부 떼어내 확인하는 조직검사(병리검사)에서조차 세포의 변형 양상과 구조적 형태가 유사하게 관찰되는 경우가 많아 현장의 의료진을 곤란하게 만들어왔다. 기존에는 두 질환을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감별할 수 있는 표준화된 합의 기준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두 질환을 정밀하게 구분해내는 작업이 중요한 이유는 질환의 종류에 따라 수립되는 치료 방향과 환자가 부담해야 할 치료 강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엄연한 암종에 해당하는 ‘보웬병’의 경우, 암세포의 완전한 제거와 재발 방지를 위해 광범위 절제술(Wide excision)이나 병변을 미세하게 추적하여 절제하는 모즈미세도식수술(Mohs micrographic surgery)과 같은 침습적인 수술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반면, 전암성 병변인 ‘보웬양 광선각화증’의 경우 환자 상태에 따라 국소 연고 치료, 냉동 치료, 광역학 치료 등 비교적 비침습적이고 부담이 적은 치료법을 적용해볼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감별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과도한 수술적 부담을 지우거나 반대로 암 병변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었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진단 예측모델은 단순히 한두 가지 특성에 의존하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자의 다양한 임상 정보와 병리 조직학적 데이터 요소를 복합적으로 결합하여 분석 정확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의료진은 이 진단 예측모델을 활용함으로써 진단의 불확실성을 크게 낮추고, 각 환자의 병변 성격에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신속하게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피부과 및 병리과 영역에서 진단적 난제로 꼽혔던 두 질환의 구별 기준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수술적 부담을 줄이고 적절한 치료 방침을 제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보웬병과 보웬양 광선각화증 감별 난제
- 임상·병리 정보 결합한 예측모델 개발
- 치료 강도 조절과 불필요한 수술 감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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